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 "역발상·작은 배려로 지역 발전 힘 보탰죠"
“여력이 많지 않은 중소기업이지만 진정성을 갖고 10년 이상 지역사회와 꾸준히 소통한 결과 신뢰가 쌓이고 상생할 수 있게 됐죠.”

조웅래 맥키스컴퍼니 회장(60·사진)이 지난 3일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제1회 지역사회 공헌 인정의 날’ 행사에서 사회공헌 우수 기업에 주는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은 소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조 회장은 “작은 배려로 시작한 활동이 지역사회 발전에 도움이 돼 기쁘다”며 “앞으로 맥키스컴퍼니가 지역사회 모범이 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2006년 대전 계족산 14.5㎞ 숲길에 황톳길을 조성했다. 우연히 접한 맨발걷기의 매력을 지역주민들과 공유하고 싶어서였다. 2만여t의 황토를 깐 황톳길을 조성한 뒤 매년 2000여t의 황토를 쏟아부어 유지 보수하고 있다. 이곳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3회 연속 선정되는 등 연간 100만 명 이상이 찾는 맨발걷기의 명소로 거듭났다.

지역주민들과 황톳길에서 헤어지기 아쉬운 마음에 계족산에 피아노를 올려 ‘뻔뻔(funfun)한 클래식’이라는 무료 음악회를 주말마다 열고 있다. 이처럼 경제·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11월 ‘2019 메세나인상’을 받기도 했다. 조 회장은 “황톳길 등에 연간 10억원 이상이 돈이 들어가지만 지역주민들이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아깝지 않다”며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게 기업과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공유가치창출(CSV) 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말했다.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조 회장은 1992년 휴대폰 벨소리 서비스 ‘700-5425’로 창업했다. 2004년 사업을 접고 맥키스컴퍼니(옛 선양)를 인수해 소주 ‘이제우린’을 만드는 충청권 대표 주류업체로 키워냈다. 최근 맥키스컴퍼니가 기획·개발한 복합 공간문화콘텐츠 ‘라뜰리에’가 중국 베이징 왕푸징 거리에 입성해 주목받기도 했다. 그는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역발상에 능한 편”이라며 “지방 소주 회사를 사들이고 산길을 황톳길로 만들고 피아노를 산으로 올리는 역발상이 좋은 결과로 나와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마라톤 풀코스를 78회나 완주해낸 ‘마라톤 마니아’로 유명하다. 최근에도 사위의 첫 마라톤 풀코스 도전을 돕기 위해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마라톤 대회에 함께 참가했다. 2016년부터 1월 1일 오전 11시 11분에 맨몸으로 대전 갑천변을 달리는 ‘대전 맨몸마라톤’도 열고 있다. 그는 “사위가 결혼 허락을 받으러 왔을 때도 최종 관문으로 하프코스 완주를 내걸었다”며 “직원들에게도 항상 ‘몸이 답이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