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여성호르몬 수용체, PET 확인법 개발"
암 조직을 직접 떼어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조직검사 대신 영상검사 만으로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돼 조직검사를 하기 힘들었던 유방암 환자가 편하고 안전하게 여성호르몬 수용체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문대혁·오승준·채선영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핵의학과 교수팀은 재발하거나 전이된 유방암 환자가 18F-FES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영상 검사를 받으면 유방암 여성호르몬 수용체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란셋 온콜로지(I.F.=35.386)에 실렸다. 연구팀은 이 영상검사법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 허가까지 받았다.

유방암 환자 70% 정도가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 환자다. 이들 환자는 호르몬 때문에 암세포가 성장하기 때문에 항호르몬 치료를 해야 한다. 여성호르몬 수용체 음성 유방암 환자는 다른 방법으로 치료한다. 대개 처음 유방암을 진단 받으면 조직이 악성종양인지 양성종양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조직 검사를 한다. 떼어낸 조직을 활용해 여성호르몬 수용체 검사도 함께 한다.

암이 재발하거나 전이된 환자도 조직검사를 통해 여성호르몬 수용체 검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조직을 떼어내야 하기 때문에 출혈이나 기흉 위험이 있다. 전이된 부분이 여러곳이면 모든 암 조직을 검사하기 어렵다. 암이 전이된 위치에 따라 조직을 채취하는 것이 어려운 환자도 있다.

문 교수팀은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생물학적 활성도를 측정할 수 있는 PET 검사용 의약품인 18F-FES(Fluoroestradiol)를 활용했다. 2013년 11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재발하거나 전이된 유방암 환자 85명을 대상으로 조직검사와 18F-FES PET검사 결과를 비교했더니 PET검사에서 양성으로 진단된 환자는 조직검사 결과도 100%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으로 진단됐다.

문 교수팀이 개발한 진단법은 시약을 환자에게 주사한 뒤 PET 촬영을 통해 몸 전체에 전이된 병변을 한 번에 검사한다. 소요시간이 15분 내외로 짧고 통증도 없다. 환자들은 조직검사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문 교수는 “조직검사가 어렵거나, 불가능했던 재발 혹은 전이된 유방암 환자들도 더 안전하고 정확하게 여성호르몬 수용체 진단결과를 알 수 있게 돼 가장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