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가운데)이 9일 오후 대전 중구 시민대학 식장산 홀에서 열린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출간 기념 북 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가운데)이 9일 오후 대전 중구 시민대학 식장산 홀에서 열린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출간 기념 북 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울산지방경찰청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첩보를 청와대에 제공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가명으로 조사해놓고 경찰청에는 "해당 첩보의 제보자를 특정하지 못했다"고 보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0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울산경찰청은 이후에도 8차례 추가 보고를 했는데 송 부시장 이름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가 확보한 지난해 2월 8일 울산경찰청의 첩보 관련 경찰청 보고 내용엔 "(첩보의) 제보자와 수사 협조자가 특정되지 않아 계속해서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경찰청 수사팀이 제보자가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측근인 송 부시장이라는 사실을 숨기려고 경찰청에 거짓 보고를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울산경찰청은 첩보 관련 진행 상황을 공식 보고하기 전인 2017년 12월과 지난해 1월에 한 차례씩 송 부시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울산경찰청은 송 부시장 참고인 진술조서에 실명이 아니라 '퇴직공직자 김 모 씨'라는 가명을 기재했다.

당시 울산경찰청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던 황운하 현 대전경찰청장은 하명수사 의혹이 커져감에도 지난 9일 총선 출정식 격인 북 콘서트를 열었다.

북 콘서트에서 황 청장은 "저는 당초에는 북 콘서트를 아주 소박하게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 주실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자신을 수사하고 있는)검찰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청장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달 경찰청에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하지만 경찰청은 황 청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명퇴를 불허했다.

하명수사 피해자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황 청장이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으려고 당시 수사를 벌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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