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명수사 의혹' 검·경 갈등 격화

검찰, 조직적 소환거부 의심
황운하 "적반하장" 檢 비판
'김기현 첩보' 수사팀 소환 불응…檢, 체포영장 등 강제수사 검토

검찰이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해 울산경찰 10여 명이 조직적으로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수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사진)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당한 직무수행을 한 경찰관들이 누명을 쓰고 검찰로부터 출석을 요구받고 있다”며 “작금의 상황을 사자성어로 표현하면 ‘적반하장’”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 소환을 둘러싸고 검경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측근 비위 의혹을 수사했던 울산경찰 관계자 11명을 지난 8일 불러 조사하려 했으나 전원 소환에 불응했다. 검찰은 청와대와 경찰의 선거개입 의혹 등의 규명을 위해 당시 수사팀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이들을 체포해 강제수사를 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8일 출석해달라는 요청이 6일에야 왔다”며 검찰이 조사 대상자들이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울산에서 근무한다는 점 등에 대한 배려 없이 편의적으로 일정을 통보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소환에 응할지 말지는 통보받은 당시 수사팀 개개인의 판단”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당시 울산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며 수사팀을 지휘했던 황 청장도 이날 “적반하장”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검찰을 비판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1월 울산지검에서 관련 수사를 시작할 때부터 이들 11명 중 상당수에게 수차례 출석을 요청했으나 매번 응하지 않았다”며 “8일 출석 일정이 빠듯했다면 다른날 나오겠다고 의견을 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았다”고 했다. 검찰이 이들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한다면 현재 피고발인 신분인 황 청장이 받고 있는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황 청장과 이들이 공모관계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황 청장은 이날 오후 7시 대전 선화동 대전시민대학에서 열린 자신의 책 출간 기념 콘서트에서 “검찰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검찰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황 청장은 “하명수사나 청와대의 선거 개입 수사라고 명명을 하는데, 이건 검찰과 자유한국당, 보수 언론이 만들어 낸 가공의 거짓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하명수사, 선거 개입 수사로 그림을 그려놓고 몰아가려 시도하고 있다”며 “검찰이 경찰의 토착 비리 수사를 방해하고 불기소 처분을 해 사건을 덮은 게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혁/대전=강태우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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