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특성화고 10곳 중 6곳은 2020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경쟁률도 1.08 대 1에 그쳤다. 극심한 고졸 취업난에 특성화고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극심한 고졸 취업난에…특성화高 또 대규모 '미달'
서울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지역 70개 특성화고의 2020학년도 신입생 모집 결과를 6일 발표했다. 특성화고는 취업을 목적으로 현장실습 등 체험 위주의 교육을 전문적으로 하는 학교다. 올해 서울지역 70개 특성화고의 전체 모집정원은 1만4226명이었지만 지원자는 1만5353명에 그쳤다. 평균 경쟁률은 1.08 대 1로 지난해(1.12 대 1)보다 떨어졌다.

모집정원만큼 신입생을 뽑지 못한 미충원 학교는 전년(38곳) 대비 4곳 늘어 42곳으로 집계됐다. 전체 70개 학교 중 60%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특정 학교나 학과로 지원자가 몰리면서 전체 지원자가 모집정원보다 많았지만 미충원 학교가 대거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지역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충청교육청에 따르면 충청도 내 22개 특성화고 중 7개 학교(31.8%)가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22개 학교의 전체 지원자는 1996명에 그쳐 모집인원(2246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해 평균 경쟁률은 0.89 대 1로 지난해(0.98 대 1)보다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특성화고 등 직업계고 졸업생의 취업률이 계속해서 떨어지면서 특성화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초·중등교육 정보공시 사이트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올해 2월 졸업한 직업계고 학생의 취업률은 34.8%로 집계됐다. 2017년 53.6%에서 지난해 44.9%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도 전년 대비 10.1%포인트 하락했다. 서울의 한 특성화고 교사는 “취업이 목적인 학교의 취업률이 급감하다보니 학생들의 선호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낮아지는 취업률에 ‘특성화고 엑소더스’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진로변경전학제도’를 통해 일반고로 전학을 택한 서울지역 특성화고 학생은 708명으로 집계됐다. 그중 1학년 학생이 65.4%(463명)를 차지했다. 최근 5년간 서울지역 특성화고 학생 중 일반고로 전학한 학생은 연평균 750여 명에 달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