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외교원 주최 국제회의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4일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북미관계가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날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IFANS)가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개최한 '전환기 동북아 질서: 새로운 평화체제의 모색' 국제문제회의에 패널로 참석한 윤 전 대표는 사전배포한 발제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 전 대표는 "북한 비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외교정책 이니셔티브"라며 "재선 당선을 최우선으로 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북미관계가) '화염과 분노'로 회귀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이란 핵협정, 파리 기후협약 등을 줄줄이 이탈하면서 치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딜 메이커'로서의 평판을 훼손하는 상황을 더는 원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트럼프는 북한과 합의하기 위해 협상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전 대표의 이런 진단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비핵화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무력사용' 가능성을 거론한 직후여서 주목된다.

미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장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몇 년 간 이뤄진 수차례의 정상급 회담에도 북한은 여전히 국가 안전보장, 체제 보장, 경제 보장이라는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따라서 김정은 협상을 지속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평했다.

또 다른 패널인 찰스 쿱찬 조지타운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북핵 문제 해결을 비롯한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2020년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이용하라. 그는 돌파구를 원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나쁜 협상이나 성급한 협상에 타협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관계회복에는 시간이 걸린다.

(대북관계 정상화) 패키지에는 핵 문제와 관련해 단계적일지언정 상당한 수준의 진전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셉윤 "트럼프, '화염과 분노'를 원치는 않을 것"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