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세무사법 개악 반대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대한변협 제공.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대한변호사협회가 ‘세무사법 개악 반대 궐기대회’를 열고 있다. /대한변협 제공.

변호사의 세무대리 업무를 허용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을 두고 세무사와 변호사 단체간 갈등이 다시 심해지고 있다. 세무사의 핵심 업무인 장부작성 대리 및 성실신고확인 업무까지 변호사들에게 허용할지 여부를 놓고 각자 지지하는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행동에 나서는 모양새다.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세무변호사회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세무사법 개악 반대 궐기대회’를 열었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세무사법 개정안’의 통과를 막기 위해서다. 변호사들에게 회계장부 작성과 성실신고확인 업무를 제외한 세무대리를 허용하는 이 법안은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통과돼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회 본회의 의결을 남겨둔 상태다. 대한변협 측은 “장부작성 및 성실신고확인은 세법에 대한 해석과 적용이 필수로 이 업무에 가장 적합한 업종은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개정안은 청탁·로비입법을 통해 헌법을 짓밟은 행동”이라며 세무사들을 겨냥하기도 했다.
세무사법 개정안 논란은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가 변호사의 세무대리를 금지한 본래 규정에 대해 ‘변호사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불거졌다. 이후 기획재정부와 법무부가 협의해 세무사 자격이 있는 변호사(2004~2017년 사이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자)가 장부작성 대리, 성실신고확인 업무를 포함한 세무대리 업무를 허용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을 내놓았다. 변호사가 사실상 세무사의 모든 업무를 할 수 있게 하는 개정안으로, 변호사 단체는 이 안을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월 기획재정부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을 때는 한국세무사고시회 소속 회계사 7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개정안을 철회하라는 시위를 벌였다. 당시 단체 측은 “장부작성 대리 및 성실신고확인 업무 등은 회계지식이 필요한데 변호사 시험과 사법고시 시험 과목에는 회계학이 없다”며 “의원 입법 등을 통해 (두 업무를 제외하는) 별도 법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지난 10월 김 의원이 별도 법안을 발의했다.

두 단체의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변협은 이날 국회가 김 의원의 세무사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 위헌소송을 제기하는 등 가능한 모든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세무사고시회는 대한변협 궐기대회에 맞서 오는 10일 국회 앞에서 세무사 총궐기대회를 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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