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인구 빼가기' 반복…정주 여건 개선 등 근본 대책 필요

전남 순천시가 인접한 여수·광양시의 인구 늘리기 시책에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연말이면 연례행사처럼 벌어지는 인구 늘리기 경쟁이 지자체 간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구 빼가기 그만"…순천시, 여수·광양 인구 늘리기에 '불편'

4일 각 지자체 주민등록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여수시 인구는 28만2천980명, 광양 15만1천592명으로 각각 922명과 573명이 늘었다.

반면 순천은 10월보다 307명이 줄어든 28만1천227명으로 조사됐다.

해마다 연말이면 광양시의 무차별적인 인구 늘리기로 순천에서 광양으로 인구가 유출됐지만, 최근에는 여수로도 빠져나가고 있다.

지난달 순천에서 여수로 유입된 인구는 301명이었으며, 광양으로 전출된 인구는 365명에 달했다.

여수와 광양으로 인구가 빠져나가자 순천 지역 24개 읍면동 통장단과 자치회 등 100여개 주민단체는 거리에 현수막을 내걸고 이웃 지자체의 인구 늘리기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는 현수막에서 '여수, 광양시는 순천시 인구 가져가기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연말이면 추진하는 광양시의 인구 늘리기에 시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며 " 해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지자체가 앞장서서 인구 늘리기에 나서는 것은 인구 증가가 지역발전의 척도로 여겨지는 데다 지자체장의 치적으로도 활용되기 때문이다.

광양시는 공무원의 전입 성과에 따라 인사 평가에서 최대 2점까지 가점을 주고 있어 공무원들도 전입에 적극적이다.

여수시도 여수산단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체 팀장 담당제를 운용하고 부서장 책임담당제를 도입하는 등 인구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인구 늘리기에 앞장서고 있지만, 한 곳의 인구가 늘면 다른 한곳의 인구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돼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수시 관계자는 "인접한 3개 시가 상대방의 인구를 끌어오는 데만 집중하면 결국 모두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교육이나 생활 환경 등 쾌적한 정주 여건을 만들어 수도권 등 다른 지역의 주민이 자연스럽게 오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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