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곤경 처한 회사·개인에 접근해 심각한 피해…중형 불가피"
"어음할인 해줄게" 160억원대 사기친 60대 업자 징역 13년

어음할인을 해 주겠다거나 식자재 등을 납품하면 대금을 치르겠다며 기업인들을 상대로 160억원대 사기를 친 60대 남성이 법정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 조병구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유통업자 임모(61) 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임씨는 2016년 7월 피해자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어음을 보내 주면 액면가의 30%를 입금해 주겠다"고 속여 A씨가 보유하고 있던 전자어음 17억4천만원어치를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임씨는 또 2015년 3월에는 다른 피해자 B씨를 만나 "재향군인회에 미역을 납품할 수 있다.

선수금으로 3억 원을 줄 테니 미역을 먼저 보내달라"고 속여 약 1억원어치 건미역을 받고 대금은 지급하지 않았다.

범행을 저지를 당시 임씨는 자기 거래처에 줘야 할 납품 대금도 지급하지 못하고 있어 피해자들에게 약속한 대로 어음을 할인해 주거나 대금을 치를 능력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임씨는 이같은 수법으로 피해자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피해자 20여명으로부터 160억여원의 어음과 현금, 현물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 대부분은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었다.

임씨는 이미 사기 등의 혐의로 법정에서 3번이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전력이 있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곤경에 처한 회사나 개인에게 접근해 다액의 어음을 편취하고 이를 유통시켰다"며 "피해자들은 결국 어음으로 인해 부도를 당하거나 자기 자금으로 이를 회수하는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취득한 이익이 어음 액면가를 기준으로 160억원을 넘고 있지만 피해 회복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들은 극도의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기도 했다"며 "그런데도 상당수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중형 선고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해자들 역시 단기간의 자금 확보를 위해 무리해 어음을 발행하거나 할인할 곳을 찾아다닌 사정이 엿보이는 점,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취한 이득은 편취액보다는 상당히 적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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