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살리려 노력 안 했으면 부작위 살인 아니냐" 질문에는 시인
낙태 수술 중 태어난 아기 숨지게 한 의사 "적극적 살인 아냐"

불법 임신중절 수술 과정에서 태아가 태어났는데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가 '적극적인 의미의' 살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산부인과 의사 A씨의 변호인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아기를 방치해서 사망하게 한 것이지, 검찰 공소사실처럼 적극적으로 익사시킨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서울의 한 산부인과 원장인 A씨는 올해 3월 임신 34주의 태아를 제왕절개 방식으로 낙태하려 했으나 아이가 살아있는 채로 태어나자 의도적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변호인은 불법 낙태시술을 하고, 아이의 시신을 손괴한 혐의(업무상 촉탁 낙태 및 사체손괴)는 인정했다.

그러나 시술 당시 태아의 건강상태가 이상이 없었다거나 생존 확률이 높았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변호인의 주장대로 건강에 이상이 있었다고 해도 살리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렇다면 아이를 방치한 '부작위(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지 않음)에 의한 살인'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변호인은 "그것까지 다투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변호인은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 되면 형량에 차이가 있다"고 했다.

고의의 정도나 범행 수법 등에 따라 같은 살인죄라도 형량이 달라지므로, 적극적인 의미에서의 살인 혐의에 대해서만 부인하겠다는 취지다.

변호인은 이 밖에 마취 전문의에게 아기의 상태에 대한 진단 기록지를 거짓으로 작성하도록 했다는 혐의(의료법 위반)도 부인하는 의견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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