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강압에 일자리 잃어"…한국노총 조합원 3명 크레인 기습 점거
협상 결렬에 점거 농성 장기화 전망…공사 관계자와 경찰 설득 계속
양대노총 '밥그릇 싸움' 언제까지…양산 크레인 농성 협상 결렬
한국노총 소속 노조원들의 경남 양산시 아파트 공사장 타워크레인 고공농성이 길어질 전망이다.

한국노총 전국연합건설노조 부산울산경남본부 노조원 3명은 3일 오전 4시 37분께 양산시 동면 사송지구 한 건설회사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 있는 45m 높이 타워 크레인에 올라갔다.

타워 크레인 3대에 1명씩 올라간 이들은 민주노총 행패에 대한 대책과 한국노총 조합원들 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경찰과 시공사 등은 이날 오후 2시께 고공농성 중인 조합원들과 협상을 시도했으나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그대로 무산됐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민주노총 강압으로 한 달 사이에 공사 현장에 있던 조합원 60여명 전원이 쫓겨났다"며 "부당하게 잃은 일자리를 되찾고 민주노총에 대한 엄정한 수사와 처벌 약속이 없으면 고공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경찰 관계자는 "크레인에서 내려와 요구사항을 주장하라고 이야기했으나 실패했다"며 "크레인이 높아 강제로 농성을 해산하기 어려우나 공사 정상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설명했다.

협상이 지지부진하며 타워크레인 고공농성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들은 크레인 운전석 내부에 들어가 농성을 이어가고 있으며, 운전석이 냉·난방 시스템을 갖춰 추위에 떨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레인 아래에서는 한국노총 건설지부 영남본부 소속 조합원 100여명이 동참해 시위하고 있다.

앞서 한국노총 관계자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자신들을 채용하지 않으면 건설장비 등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협박했다"며 "이 때문에 공사 현장에서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쫓겨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같은 일이 부산지역 공사장 여러 곳에서 광범위하게 벌어져 민주노총의 행패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며 "고공농성 중인 조합원들도 순간 화를 참지 못해 크레인을 점거했다"고 덧붙였다.

공사 관계자와 경찰은 이들이 크레인에서 내려오도록 설득을 이어가고 있다.

해당 아파트 건설 현장은 양대 노조 조합원들을 고루 고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는 민간 건설업체가 지난 5월부터 시공 중이다.

1천712가구, 25층 높이 아파트 3개 규모로 2021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