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중재원·한경 공동 제정 '제2회 한국중재대상'…국내 중재 정운섭·이선재
정운섭 법무법인 동인 파트너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 등 7명이 제2회 한국중재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중재대상은 국내 최대 기업분쟁 중재기관인 대한상사중재원과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으로 수여하는 상이다. 한 해 동안 중재·조정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중재인과 대리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국내에서 중재산업 전반을 아우르며 공적을 평가하는 상은 한국중재대상이 유일하다. 수상식은 2일 오후 7시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다.

○조정인·비법조계 중재인 부문 신설

한국중재대상 심사위원회는 지난달 21일 전체 회의를 열어 7개 부문 수상자를 최종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심사위원회에 따르면 정 파트너변호사는 국내 중재인 법조인 부문, 이선재 코어건축 사업부문 사장은 국내 중재인 비법조인 부문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비법조인 중재인에 대한 상은 올해 처음 제정됐다. 김준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제 중재인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는다. 중재인은 법원에서 판사와 같은 역할을 한다. 중재 신청인과 피신청인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분쟁 해결의 결론을 내준다.

한국중재대상 조정인 부문상은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에게 돌아갔다. 조정인은 일방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고 양측이 서로 합의하도록 유도하는 임무를 맡는다. 조정인 부문도 이번에 신설됐다. 올해 싱가포르협약이 체결되면서 조정도 중재처럼 법적 강제력이 부과되는 길이 열리는 등 상사중재에서 관심이 크게 늘어난 점이 반영됐다. 조정은 양측이 합의했다고 해도 어느 한쪽이 파기하면 무효가 되는 탓에 안정성이 약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협약국 비준이 끝나면 약속한 내용을 서로 지켜야 한다.

중재 사건에서 신청인과 피신청인을 대신해 다툼을 벌이는 변호사들에게는 3개의 상이 돌아갔다. 이영석 로제타 법률사무소 파트너변호사(연수원 16기)는 대리인 부문 수상자로 결정됐다. 중재산업의 미래를 선도할 차세대 리더 부문(만 45세 미만)에서는 김문희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변호사(연수원 34기)와 다나 김(한국명 김다원)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스 서울 국제중재팀 변호사가 각각 국내 부문과 국제 부문에서 상을 받는다.

○건설 경력 30년 이선재 사장도 수상

정 파트너변호사는 대한상사중재원에서만 20여 년째 중재인으로 활동하면서 국내외 중재업계에서 탄탄한 인지도를 확보해왔다. 그는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미국 조지타운대 법학석사(LLM) 과정을 마치고 뉴욕주 변호사 시험에도 합격했다. 동인에서는 건설부동산 팀장을 맡고 있다. 대한중재인협회 부회장이다.

이 사장은 변호사 자격 없이도 건설 부문의 전문 지식을 앞세워 비법조계 국내 중재인으로 수상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 사장은 30여 년간 동아건설산업과 포스코그룹에서 근무했으며 건설 분야에서만 10여 건의 논문을 쓰기도 했다. 서울고등법원 전문심리위원, 한국건설법무학회 상임이사 등을 맡고 있다.

김 교수는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국제화추진단장, 국제학대학원 부원장을 거쳤으며 미국 조지타운 법학전문대 객원교수, 일본 게이오대 객원교수, 싱가포르국립대 법과대학 객원부교수 등으로 근무했다. 미국 대형 포럼 폴리앤드라드너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유럽연합(EU) FTA 중재위원을 맡기도 했다. 홍콩과 싱가포르, 두바이, 상하이, 시카고 등의 국제중재센터에도 중재인으로 등록돼 있다.

최 명예교수는 성균관대와 독일 마르부르크대에서 법학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1995년부터 성균관대에서 법학 교수를 지냈다. 사법시험과 변호사시험 출제위원을 맡았다. 그는 대한상사중재원에서 중재인과 함께 조정인으로도 활동하면서 조정에 대한 세간의 인식 확대에 노력해왔다.

이 변호사는 기업의 인수합병(M&A)과 합작투자 등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아시안로, 챔버스 글로벌 등의 법률서비스 평가기관들로부터 중재 전문변호사로 선정돼 왔다. 2017년에는 중재 부문에서 법무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지금은 국제거래법학회 회장과 아시아태평양해사중재센터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김 변호사는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콘텐츠 국제분쟁 법률자문단 자문위원, 지상파방송광고자율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담당하는 등 미디어 분야에서 강점을 드러내왔다. 동방신기 멤버와 SM엔터테인먼트 전속계약 분쟁에서 SM을 대리했고, 배우 이병헌의 50억원 협박 사건에서 이병헌 측 변호를 맡기도 했다.

다나 김 변호사는 건설업계 및 사모펀드 등과 관련한 중재 사건에서 전문적인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중동 등에서 발생한 국제 분쟁 사건을 맡아 한국 기업을 대리했다. 영국과 미국 변호사인 다나 김 변호사는 국제중재에서 유명한 다국적 로펌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스 홍콩사무소를 거쳐 2013년부터 서울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