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미 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 상’을 수상했다.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는 20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플라자호텔에서 연례 만찬을 열고 밴 플리트 상을 시상했다. 이 상은 미8군 사령관으로 6·25전쟁에 참전한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1995년 제정됐다.김대중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등이 역대 주요 수상자다. 올해는 조 회장과 미국 보잉사(단체)가 상을 받았다. 코리아소사이어티는 “조 회장은 물류산업을 통해 양국 간 교류를 증진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 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을 맡아 한·미 경제협력에 헌신했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지난 4월 작고한 고인을 대신해 장남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가운데)이 시상식에 참석했다. 조원태 회장은 시상식에서 “한·미 관계 발전을 위해 선친이 한평생 쏟은 헌신과 그 정신을 계승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항공사업에 주력할 것이며,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버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친인 고(故) 조양호 회장의 한진칼(한진그룹 지주회사) 지분을 유족이 법정상속비율대로 나눠 받은 것에 대해 “가족 간 협력을 안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며 “제가 (회사를) 독식할 욕심도 없다”고 했다.조 회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선친에게 주는 밴플리트상을 대신 받기 위해 미국을 찾았다. 조 회장은 “항공운송과 관련한 사업 외엔 관심이 없고 새로 (사업을) 벌이고 싶은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에 경제가 굉장히 안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관계 등이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시기는 2021년 초로 예상했다. 대한항공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일본 여행객 감소 등의 여파로 지난 2분기에 3808억원, 3분기에 2118억원(별도재무제표 기준)의 순손실을 냈다. 조원태, 대한항공 고강도 구조조정안 예고"내년 더 나쁠 것…벌써부터 걱정"휴가철이 끼어 연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지난 3분기(7~9월)에 국내 8개 항공사 중 대한항공을 뺀 7개사가 영업적자를 냈다.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급감했다. 2016년 1조원을 웃돌던 대한항공 영업이익은 올 들어 1600억원대(1~9월)까지 떨어지면서 3년 만에 10분의 1토막이 났다.항공업황 침체로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실적 부진에 빠진 가운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44·사진)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임원 감축과 조직 통폐합, 비핵심 자산 매각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내년 경영환경도 어렵다”조 회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경영환경과 관련해 “있는 것 지키기도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한·일 경제 갈등으로 촉발된 일본 여행 불매 운동과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화물 운송량 감소, 원·달러 환율 상승 등 삼중고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내년까지 국내외 경기가 나쁠 것으로 전망돼 걱정”이라며 “비용 절감 방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에 전체적으로 정리할 게 좀 있는 것 같다. 연내에 발표할 것”이라며 구조조정을 예고했다.경영계에선 올해 말 인사에서 100여 명인 대한항공 임원 중 20~30%를 줄일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 송현동 호텔 부지 매각 등 자산 매각도 뒤따를 전망이다.조 회장은 한진그룹이 앞으로도 ‘운송업’ 한우물을 파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운송 하나에 집중해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라며 “항공 운송과 제작, 여행, 호텔 등 운송과 관련된 사업만 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이 HDC그룹으로 인수된 것과 관련해선 “기존 (양강) 경쟁 구도가 그대로 갈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희도 재무구조를 개선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가족 간 상속 분쟁 없어”조 회장은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가족 간 갈등 우려에 대해 “(우리는) 협력을 안 할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1대 주주(지분 15.98%)로 올라선 행동주의 펀드 KCGI(강성부펀드)로부터 경영권을 지키려면 가족 간 협력이 필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 그가 보유했던 한진칼 지분 17.84%는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5.31%)과 조 회장(6.52%),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등 3남매에게 법정상속비율(1.5 대 1 대 1 대 1)대로 돌아갔다. 경영계에선 조 회장 등 3남매와 이 전 이사장 지분율에 큰 차이가 없어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벌어질 여지가 커졌다는 관측이 나왔다.조 회장은 향후 한진그룹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도 “독식할 욕심이 없다. 가족끼리 잘 지내라는 게 선친 말씀”이라고 했다. 조 전 부사장과 조 전무의 경영 복귀에 대해선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충실하기로 3남매가 합의했다”면서도 “둘 다 지금 그런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조 회장은 2700억원으로 추산되는 상속세 마련에 대한 어려움도 토로했다. 그는 “1차분까지는 좀 넣었다”며 “저는 소득이라도 있지만 다른 가족은 소득도 없어 힘들어하고 있다”고 했다. 유족들은 상속세 1차분 450억원은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5년간 여섯 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나눠 낼 계획이다.뉴욕=김현석 특파원/김보형 기자 realist@hankyung.com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그룹 지배구조와 관련 “독식할 욕심이 없다. 형제끼리 잘 지내라는 게 선친 말씀”이라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또 “대한항공의 비용구조가 상당히 높다”며 “비용절감과 구조조정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조 회장은 이날 뉴욕에서 한국 특파원단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일 열리는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만찬에서 선친인 고 조양호 전 회장을 대신해 벤플리트상을 수상하기 위해 미국에 왔다.그는 조 전 회장의 지분을 모친과 남매들이 나눠 상속받은 데 대해 “선친이 지난 1월 갑자기 건강이 안좋아져서 의사소통이 잘되는 상황이었다”면서 “유언장 없었기 때문에 법적 상속비율대로 상속을 받게됐다”고 말했다. 상속으로 한진칼 지분은 장남인 조 회장이 2.32%→6.46%,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29%→6.43%, 차녀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2.27%→6.42%,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0%→5.27% 등으로 바뀌었다.조 회장은 시중에 회자되는 ‘가족간 상족분쟁설’에 대해 “작년 12월 선친께서 누나랑 동생, 어머니랑 협조하고 대화해서 (경영을) 결정해 나가라고 말씀하셨다”며 “제가 독식하고자 하는 욕심도 없으며 형제들끼리 같이 잘 지내자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그는 미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10%를 인수한데 대해선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들어온 것이고 의논한 적이 없다”면서 “델타에 물어봤는데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말해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델타는 조인트벤처(JV)에는 지분투자를 해왔다”며 “내년 3월 주주총회 때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조 회장은 “항공운송 사업과 그와 관련된 사업 외에는 관심이 없다. 대한항공이 자리를 잡도록 정리할 것이 좀 있을 것 같다”며 “그룹 비용절감 및 구조조정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비용구조를 들여다봤는데 상당히 높다”고 덧붙였다.그는 “내년에 경제가 굉장히 안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한항공의 턴어라운드를 내후년 초 정도로 예상했다. 조 회장은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관계가 쉽게 개선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국내 환경도 어수선하고 상당히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이 포함된 HDC그룹으로 정해진 데 대해선 “기존 경쟁 구도가 그대로 갈 것 같다. 큰 변화가 없을 것 같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좋아질 테니 저희도 빨리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조 회장은 지난 4월 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한진은 그동안 보수적이었는데 조금 더 젊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가 취임한 뒤 한진그룹은 복장자율화, 회의 간소화, 점심 탄력시간제 등을 실시하고 있다. 조 회장은 “내년 여름에는 반바지에 크록스를 신고 출근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직원들이 익명으로 민원을 올리는 온라인 신문고에 일주일에 두번씩 들어가서 문제 해결을 챙기고 있다.조 회장은 한진그룹의 미래에 대해 “운송 하나에 집중해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조 회장은 항공 관련 정부의 규제가 지나치게 복잡하다고 토로했다. 조 회장은 델타와 만든 JV외에도 “가능하다면 (다른) 조인트벤처도 모색 중”이라면서 “저희도 하고 싶고 상대도 하고 싶어 하는 데가 많은데 국내법상 한계가 있어 주저하고 있다. 완전히 엮이는(결합된) JV가 아니더라도 협력은 가능할 것 같아 모색 중”이라고 지적했다.그는 그동안 가족 관련 여러 스캔들을 겪은데 대해 “너무 좀 부끄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다”면서 “금방 신뢰가 회복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천천히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조 회장은 과거 한진해운의 파산과 관련해 “앞으로 한국에서 그런 해운에서 다시 만드는 거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국내 수출업체들이 부담하는 화대만 크게 올랐으며 부산에서 미국으로 가던게 중국을 거쳐서 가야해 운송 속도도 느려졌다”고 지적했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