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서울 송파동 가락고등학교에서 열린 서울특별시교육청 제 16 시험지구 제1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입장하고 있다/사진=최혁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서울 송파동 가락고등학교에서 열린 서울특별시교육청 제 16 시험지구 제1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입장하고 있다/사진=최혁 기자
지난 14일 치러진 2020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충청남도 천안의 한 고사장에서 시험 도중 센서가 오작동해 20여분간 '삑-삑-삑-삑' 경보음이 지속적으로 울려 시험 응시에 방해가 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파악됐다.

28일 여러 수험생과 충청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수능 당시 천안의 모 고등학교 한 시험장에서 수능 2교시(수학영역)이 진행되고 있을 당시, 오전 11시10분께 천장에 붙은 인체감지절전센서가 오작동했다. 깜빡이는 불빛과 함께 주기적으로 경보음이 20여분간 울렸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보음이 계속 울리자 전문가가 들어와서 조치했다. 이 작업에서 소요된 시간인 2분은 시험 추가시간으로 부여됐다. 그러나 해당 고사장에 있던 한 학생은 "집중이 안 되게 계속 경보 소리가 울렸고, 학교 관계자들이 복도에서 서성이는 소리 등이 시험 응시에 차질을 빚게 했다"라며 "결국 이제껏 치뤘던 시험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학생은 이같은 피해사실을 해당 학교 측과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다만 이 학생은 도교육청을 비롯해서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서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인체감지절전센터가 오작동했고 이를 멈추기 위해선 선을 절단해야 돼서 전문가가 투입이 됐다"라며 "총 2분여정도가 소요됐고, 해당 시간은 시험 추가 시간으로 부여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능 시험 전에 원래 시설물 점검을 해야 되고, 해당 고등학교 역시 검사를 진행했었다"라면서 "점검 당시에는 해당 센서에서 오작동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부득이한 사고였음을 전했다.

이어 긴급상황에서 메뉴얼이 있음에도 대처가 소홀했던 것은 아니였나는 기자의 질문에는 "수능에는 비상상황 메뉴얼이 정해져있지만 (인체감지절전센터 같은) 세부적인 사항까지 대처 방식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개별 사항에 대해서는 시험장 학교에서 판단을 하게 돼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해당 고사장에서 혼란이 발생한 점에 대해서는 안타깝지만 현실적으로 별도로 피해보상을 해줄 순 없다"고 덧붙였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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