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90일 전부터 후보자들이 인터넷 언론에 칼럼을 쓰는 것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관련 규정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기 때문에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나왔다.

28일 헌법재판소는 2016년 20대 총선 예비후보자였던 A씨가 선거 90일 전부터 인터넷 언론사에 후보자 명의의 칼럼 게재 등을 제한하는 ‘인터넷선거보도 심의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6대 3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A씨는 인터넷선거보도 심의위원회로부터 자신이 같은 해 1월 한 인터넷 언론사에 쓴 칼럼이 규정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고 칼럼 게재를 중단했다. 인터넷선고보도 심의기준에 따르면 인터넷언론사는 선거일 90일 전부터 후보자 명의의 칼럼이나 저술을 게재해선 안된다. A씨는 이러한 제재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확인 소송을 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 조항은 해당 선거보도(칼럼)가 불공정한지 구체적으로 판단하지 않은 채 불공정한 보도라고 간주해 선거 공정성을 해치지 않는 보도까지 일률적으로 광범위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터넷 언론사의 개념은 매우 광범위하고, 이로 인해 언론기관으로 분류되지 않는 다수의 인터넷 홈페이지도 공직선거법상 규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인터넷언론에 대해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계속 변화하는 이 분야에서 규제 수단 또한 헌법의 틀 안에서 다채롭고 새롭게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헌재 관계자는 “헌재는 공직선거에 언론기관이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선거보도에 대한 규율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관련 제도가 선거보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면서 선거보도의 공정도 보장하는 방식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한 점을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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