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에 홍콩 사태 맞물린 미묘한 시기…제재 언급은 피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간) 중국 당국의 신장(新疆) 지역 소수민족 탄압 의혹을 언급하며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중 무역분쟁을 해소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되는 시점에 중국 공산당이 위구르족 등 소수민족을 탄압하고 있다는 외신들의 잇따른 문건 폭로를 고리로 중국에 압박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中, 소수민족 인권탄압 멈춰야"…무역분쟁 속 압박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이번 문건은 중국의 지도부가 대규모 인권 침해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며 "위구르족을 포함해 신장의 이슬람교도를 무자비하게 감금하고, 조직적으로 억압했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6일 신장(新疆)웨이우얼자치구에 2017년 들어선 '직업훈련소'가 소수민족을 탄압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강제 구금시설이라는 증거가 담긴 중국 정부 내부 문건을 보도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소속 매체들도 이를 뒷받침하는 상세 자료들을 뒤이어 공개했다.

이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은 "매우 심각하고 의도적인 인권 침해로 현재도 진행되고 있다"며 "중국 정부에 임의로 구금된 사람들을 즉각 풀어주고, 신장 주민에 대한 테러를 자행했던 가혹한 정책도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언급은 미중 무역협상은 물론 홍콩 사태로 양국 관계가 민감해진 시기에 나온 발언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은 소수민족 탄압과 관련해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미 의회 반응과 달리 신장 지역에서의 대규모 구금 사태를 비판하면서도 제재에 대한 언급은 삼갔다.

한편, 폼페이오 장관이 다른 국가에도 우려 표명을 독려하자 미국의 우방들이 나섰다고 AP는 전했다.

영국 외교부는 "신장에서 벌어지는 인권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낸다"며 "위구르의 무슬림 교도와 다른 소수민족의 문화와 종교 자유에 가해지는 무분별한 구속을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독일 외교부도 "실제 위구르족 수십만명이 시설에 구금 중이라면 국제 사회가 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외무성 역시 "자유와 인권 존중, 법치는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가치로서 중국에서도 보장돼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