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상공회의소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과 새만금 개발 투자 확대를 정부에 집중 건의하기로 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국내 조선업계가 전 세계 누적 수주량 1위를 달성한 만큼 군산조선소 문을 다시 열고 새만금 산단에 투자 유치를 확대해 전북 경제 회생의 발판으로 삼자는 판단에서다.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은 25일 “전북 경제 회생을 위해서는 신항만 건설 등 새만금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동률 기자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은 25일 “전북 경제 회생을 위해서는 신항만 건설 등 새만금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동률 기자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한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합동건설 회장·72)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7년 7월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당시 정부와 현대중공업은 업계 상황이 호전되면 가동을 다시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조선 수주 상황이 나아졌어도 재가동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며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전북 경제를 살리기 위해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일감 부족을 이유로 2년 넘게 가동을 멈추고 있다. 85개이던 협력업체는 18개로 줄었다. 일자리 5000여 개가 사라지면서 군산시 인구수는 2017년 27만7551명에서 지난 9월 기준 27만880명으로 6671명 줄었다. 이 회장은 “군산조선소가 언젠가는 가동할 것이라는 희망만 품은 채 버티기에는 지역 경제의 현실이 너무 어렵다”며 “군산조선소를 가동하지 않을 계획이면 제3자에 매각하거나 다른 업종으로 전환해 주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주상의는 4월 보류된 전북혁신도시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대해 기반시설 마련으로 지정 요건을 충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정부의 지정 지원을 촉구했다. 지정 보류 이후 전라북도는 금융중심지 모델 구체화를 위해 ‘전북 금융중심지 개발계획 수립’ 용역을 시행하고 금융타운 조성에 도정을 집중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제2사옥이 내년 10월 완공되고, 전북테크비즈니스센터도 2021년 문을 연다. 전북국제금융센터는 개발 방향을 확정하고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가 권고한 지정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지역 상공인들이 동분서주하고 있다”며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 대상 기관 중 금융 관련 기관의 전북 이전에 정부가 노력해 줄 것을 간곡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착공 29년째인 새만금 개발사업에 대해 이 회장은 속도전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이라고 불렸지만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부재로 기업 유치에 실패했다”며 “새만금 국제공항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고, 신항만 건설이 재정사업으로 전환됐으니 조속한 예산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정부가 지난해 새만금산업단지 장기 임대용지의 임대료를 용지 가격의 1%대로 크게 낮추면서 기업 투자 문의가 느는 추세”라며 “기업의 투자 욕구를 자극할 만한 전략적인 지원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전주상의는 최저임금 인상 및 주 52시간 근로제 등 고용환경 변화가 기업들의 목표 실적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전북지역 106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4분기 기업경기전망조사’에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9로 나타났다. 자동차 등 주력 업종의 경기 둔화로 2015년 2분기 이후 18분기 연속 BSI가 기준치 100을 밑돌고 있다.

이 회장은 합동건설과 성전건설 등 지역 중견건설업체를 경영하고 있다. 그는 “전북을 대표하는 건설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전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