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진=연합뉴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별장 성 접대' 동영상을 비롯한 증거 속 남성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맞다고 판단했다. 1심 법원이 공소 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김 전 차관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성 접대 자체는 존재한 것으로 본 것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는 검찰이 제출한 사진과 동영상 증거에 등장한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고 판단한 경위를 판결 이유에 밝혔다. 재판부는 해당 사진에 대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을 토대로 알 수 있는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사진 상의 남성은 피고인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의 성접대 의혹에서 제출된 증거는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 사진'과 '원주 별장 동영상'이다. 그간 김 전 차관 측은 오피스텔 사진을 두고 '가르마의 방향이 다르다'며 동일인이 아님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진 속 남성은 피고인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우연히 다른 사람이 찍혔거나 윤중천 씨가 피고인과 닮은 대역을 내세워 촬영했을 가능성은 극히 합리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진에 등장한 여성 A씨의 진술과 김 전 차관의 얼굴형, 이목구비와의 유사성을 근거로 들었다.

또 재판부는 해당 사진이 저장된 CD에 '원주별장 성접대 동영상'도 들어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며 "CD 속 '원주별장 동영상'은 가르마 방향이 피고인과 동일하며 피고인의 이름을 따서 파일명이 저장돼 있다. 동영상 속 남성과 사진 속 남성은 같은 인물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했다.

김 전 차관은 2006년 여름부터 2008년 2월 사이 원주 별장, 역삼동 오피스텔 등에서 윤씨로부터 13회에 걸쳐 성접대를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지난 2013년과 2015년 검찰이 두 차례에 걸쳐 수사를 벌였으나 모두 불기소 처분됐고, 이후 외압 의혹이 제기돼 검찰과거사위원회의 판단을 거쳐 지난 3월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재판부는 뇌물 등의 혐의에 대해 증거 부족과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항소의 뜻을 밝힌 상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