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창단 7주년 맞아…매주 월요일·수요일 정기훈련
"전국 대회에서 나름대로 괄목할 만한 성적 내기도"

제2의 라건아(30)를 꿈꾸는 하나투어의 다문화 어린이 농구단이 올해로 창단7주년을 맞았다.

미국 출생인 라건아는 본명이 리카르도 라틀리프로, 작년 1월 혼혈이 아닌 순수 외국인 선수로 우리나라에 특별 귀화한 후 현재와 같은 한국이름으로 개명했다.

지난해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농구 남자대표선수로 출전, 우리나라의 동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했다.

하나투어가 구단주인 다문화 어린이 농구단 '글로벌 프렌즈'는 우리나라 미래의 한 축을 담당할 다문화 자녀들에게 '농구'라는 단체 스포츠로 체력 증진 뿐만 아니라 리더십·협동심·사회성 등을 심어주기 위해 2012년 창단됐다.

'제2 라건아' 꿈꾸는 다문화 어린이 농구단 '글로벌 프렌즈'
글로벌 프렌즈의 뿌리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선우·최희암·이민현·양동근 등 기라성같은 농구인들이 '농구로 좋은 일을 해보자'며 한국농구발전연구소를 만들어 보육원 시설 아동들을 중심으로 '드림팀'을 창단했다.

그러나 보육원 학생들이 다니던 학교가 폐교되면서 흩어져 팀이 해체되는 위기를 맞게 되지만, 2012년 다문화 어린이들로 그 공백을 메우게 된다.

당시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이 있던 하나투어가 흔쾌히 글로벌 프렌즈의 구단주를 맡고, 한국농구발전연구소가 운영을 하게 됐다.

초창기에는 지원자가 없어 농구를 배울 아이들을 공개 모집하기도 했으나, 지금은 매주 약 60명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몰려 연습을 할 정도로 상당한 규모의 농구교실처럼 됐다.

인천 송도중고교에서 2005년 당시 프로농구 최우수선수인 가드 신기성과 현역 국가대표 주전 가드 김선형(SK나이츠)을 키워낸 송기화 코치(68)는 글로벌 프렌즈에서 다문화 어린이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그 외 코칭스태프로는 배재고-단국대 농구선수를 거쳐 대한농구협회 총무이사·홍보이사를 역임하고 글로벌프렌즈의 산파 역할을 한 천수길(60) 농구단 감독과 군산중학교서 15년간 농구를 지도해온 이강초(60) 코치, 용인대 선수 출신으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서 파견된 박혜미(24) 여자코치 등이 있다.

취학 전 아동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나이지리아·수단·탄자니아·필리핀·방글라데시 등 16개국 60여명으 구성된 글로벌 프렌즈는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이태원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오후 5시 30분부터 2시간 동안 꾸준히정기적으로 연습을 한다.

전지훈련도 가고, 캠프 활동도 한다.

'제2 라건아' 꿈꾸는 다문화 어린이 농구단 '글로벌 프렌즈'
천 감독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경우 팔과 다리가 긴 데다, 몸까지 유연해 농구를 가르치면 곧 잘 합니다"라며 '하나투어 전국 다문화 & 유소년 농구대회'에서 다문화 부문 5회 우승. 1회 준우승, 2017년 유소년클럽 전국 대항전 준우승 등 나름대로 괄목할 만한 성적들을 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패션모델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한현민(18)도 모델 데뷔 전 5년동안 글로벌 프렌즈에서 농구를 하기도 했다.

남동생 한주드(11)와 여동생 한샤일라(9)도 현재 매주 정기적인 연습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다.

특히 주드는 날렵한 순발력으로 리바운드를 잘 잡아내 NBA 출신 농구스타 데니스 로드맨과 흡사하다는 칭찬을 받고 있다.

"라건아(전주 KCC 이지스 센터) 같은 농구선수가 꿈"이라는 주드는 글로벌프렌즈 연습 외에 프로농구선수 출신으로부터 개인 농구 레슨을 따로 받을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

'제2 라건아' 꿈꾸는 다문화 어린이 농구단 '글로벌 프렌즈'
'제2 라건아' 꿈꾸는 다문화 어린이 농구단 '글로벌 프렌즈'
'제2 라건아' 꿈꾸는 다문화 어린이 농구단 '글로벌 프렌즈'
주드는 "글로벌 프렌즈 회원이 되기 전에는 친구가 없어 외로웠는데, 농구를 하면서 친구들도 생기고 생활자체가 너무 재미있어 졌다"며 활짝 웃었다.

어머니 한혜진(43)씨는 "아이들이 농구를 하면서 꿈도 생기고 성격도 활발해지고 사회성도 좋아진 것 같다"며 "애써 주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나이지리아인으로 올해 농구단에 가입한 쌍둥이 다니엘(11.용암초 4년)과 루이스도 글로벌프렌즈 연습 외에 따로 개인훈련을 할 정도로 열심이다.

'제2 라건아' 꿈꾸는 다문화 어린이 농구단 '글로벌 프렌즈'
천 감독은 "단순히 농구만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혼자가 아닌 함께 어울리는 즐거움을 익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유소년 전국대회에 나갈 때마다 손을 맞대고 '하나·둘·셋·팀워크!' 구호를 힘차게 외치는 것이 글로벌프렌즈 농구단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