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에 방점 찍으며 한국당에 메시지…통합 논의엔 "계획없다"
유승민 변혁 대표 사퇴 속뜻은…지도부 40대로 '세대교체'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이끌던 유승민 의원이 14일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그 진의에 관심이 쏠린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비상회의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에서 "변혁의 1막이 끝났다"며 "오늘 회의를 마지막으로 변혁 대표직에서 물러난다"고 선언했다.

새 대표는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이기도 한 오신환 의원으로 정해졌다.

지난 9월 30일 변혁 대표로 추대된 유 의원이 45일 만에 직을 내려놓은 것은 변혁이 신당 창당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개혁보수'에 걸맞은 젊은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유 의원은 회의에서 "신당추진기획단이 출범하면서 변혁도 새로운 모습으로 국민한테 다가가려고 한다"며 "짧지만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새로운 각오로 젊은 대표와 공동단장을 앞세워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오 의원은 1971년생으로, 1958년생인 유 의원보다 13살이나 젊다.

신당추진기획단의 유의동·권은희 공동단장은 각각 1971년생, 1974년생으로 역시 40대다.

변혁의 '간판'이 60대에서 40대로 세대 교체된 셈이다.

변혁이 이날 발표한 신당추진기획단의 창당기획위원 7명도 1978년∼1988년생인 3040으로 구성됐다.

유 의원은 "저희의 생각을 잘 이해하고 기본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는 당내외 인사"라며 "이분들이 신당 창당 기획을 주도적으로 하고, 저희는 이들의 활동을 돕는 서포터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신당을 3040을 지지기반으로 두는 젊은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변혁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산업화세대·민주화세대를 넘어 공정세대로 나아가겠다"며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자신이 보수통합의 파트너로 지목된 상황에서 신당 창당에 나선 변혁의 대표를 계속 맡는 게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변혁의 한 의원은 "유승민 의원이 전면에 있으면 통합과 신당 창당의 메시지가 얽히는 측면이 있다"며 "대표를 바꿈으로써 신당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변혁 소속 의원은 "보수통합의 핵심이 유승민 개인이 아니지 않은가"라며 "우리가 제시한 보수재건 3원칙이 본질이고, 무엇을 하든 변혁이 중심이 돼 나아갈 것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의원이 한국당에 보수통합의 전제조건으로 3원칙을 제시해놓은 가운데 신당 추진 과정에서 '제3지대 개혁보수 신당'의 모습을 몸소 보이며 한국당의 변화를 촉구하는 모습으로도 해석된다.

변혁 관계자는 "신당 창당으로 변혁의 1막이 끝나는 시점에 유 의원이 물러나면서 젊은 사람을 키워주고자 하는 것"이라며 "바람직한 통합에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데 우리가 먼저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보겠다는 의지"라고 했다.

변혁이 신당 창당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당과의 보수통합 논의는 더욱 지지부진해지는 분위기다.

유 의원은 한국당의 보수통합기구에 참여하겠느냐는 질문에 "그 기구는 한국당 기구 아닌가.

변혁은 당연히 참여하지 않는다"며 "사람을 정해 (한국당과) 대화를 공개적으로 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