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민원 모두 무시당해…그사이 가족·이웃 모두 잃어"
"암 유발 비료공장에 환경 우수상, 행정관청 책임져야"
'암 집단 발병' 장점마을 주민들 "누가 우리 한 풀어주나"

"비료공장의 잘못이 확인돼 이제라도 다행이지만, 사랑하는 내 가족을 잃은 아픔과 한을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겠습니까.

"
전북 익산 장점마을의 암 집단 발병이 인근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발암물질 때문이었다는 '역학 관계'가 14일 공식적으로 인정되자 주민들은 '다행'이라면서도 비료공장과 행정관청에 대한 분노를 숨기지 못했다.

장점마을 주민들은 환경부가 이날 익산 국가무형문화재 통합전수교육관에서 연 '장점마을 주민건강 영향조사 최종발표회'를 지켜본 뒤 발표한 입장문에서 "암 집단 발병 사태에 대한 인과관계가 밝혀져 우선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어 "금강농산은 퇴비로 사용해야 할 연초박을 건조 공정이 있는 유기질비료 원료로 불법 사용하고, 방지시설을 허술하게 관리해 주민을 집단으로 암에 걸리게 했다"고 규탄했다.

전북도와 익산시에 대해서도 "적법하게 비료를 생산하는지 관리 ·감독해야 하지만 그 역할을 다하지 않았고, 물고기가 떼죽음해도 '문제가 없다'는 말만 일삼았다"며 "주민에게 공식 사과하고 배상하라"고 촉구했다.

KT&G에 대해서는 "배출업자로서 연초박(담배찌꺼기)이 적법하게 처리되고 있는지 현장을 확인하는 등의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만큼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며 피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연초박을 비료나 퇴비 원료로 재활용하지 못하도록 법을 개정하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에 대한 피해 구제, 건강 관리, 오염원 제거 등 사후 관리를 빈틈없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철 주민대책위원장은 "주민 20여명이 암으로 사망했고 지금도 6명이 투병을 하고 있다.

주민의 피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며 "검찰이 나서서 사건을 철저히 규명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수년간 각종 민원을 넣어도 아무 문제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심지어는 금강농산에 환경 우수상을 주기도 했다"며 "비료공장뿐만 아니라 관리·감독권을 가진 행정관청도 용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년 전 남편을 암으로 잃었다는 주민 신옥희씨는 "우리가 제기한 민원에 대해 실태조사만 제대로 했어도 이런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엉터리 행정 때문에 가족을 잃은 아픔을 누가 알겠느냐"며 눈물을 훔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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