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수 지속 감소 끝에 신규 지도부 못 꾸려
인권위 노조, 창립 10년만에 해산…"내부목소리 대변 못해"
국가인권위원회 직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인권위 노동조합이 창립 10년 만에 자진 해산했다.

13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인권위 등에 따르면 공무원노조 인권위 지부(인권위 노조)는 지난 5일 임시 총회를 열고 노조를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전공노 관계자는 "인권위 지부를 오랫동안 이끌던 지부장이 올해 5급으로 승진하면서 노조원 자격을 잃었는데도 후임 지도부를 구성하지 못했다"며 "노조원도 크게 줄고 활동도 지지부진해 해산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인권위 노조는 2009년 5월 전공노 산하 인권위 지부로 설립됐다.

노조는 6급 이하 일반직·계약직 노조원과 5급 이상의 후원회원으로 구성됐는데, 설립 초기에는 전체 조합원과 후원 회원이 과장급 이하 직원의 절반이 넘는 100여명에 달했다.

최근에는 최영애 인권위원장 취임 1년을 맞아 직원 설문조사를 통해 '위원장의 역량 등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내부 목소리를 외부에 알리기도 했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기존 조합원은 승진이나 퇴사 등으로 조합원에서 빠지고 새로 가입하는 사람은 적다 보니 꾸준히 조합원 수가 줄었고 최근에는 30명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특히 후임 지도부가 꾸려지지 않아 마지막 지도부는 7년 넘게 노조를 이끌어야 했고, 현 지부장마저 승진으로 조합원 자격을 잃으면서 결국 해산하게 됐다.

인권위 내부에서는 '노조 무용론'이 나올 정도로 노조가 제 역할을 못 해 구성원 사이에 노조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든 탓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인권위 조직이 정권에 따라 부침을 겪으면서 노조가 인권위 바로세우기 활동에 치중하다 보니 정작 조합원의 권익 향상을 위한 일은 소홀했다는 것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노조가 열악한 근무 환경이나 인사 불만 등 내부 목소리는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노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결국 해산까지 이르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