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변호사단체 "반인도범죄국가에 보낸것은 국제협약 위반"
인권위 조사 후 고발 촉구…"무죄추정원칙 어겨 국내서 재판받아야"
국내 대표 보수성향 변호사단체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은 북한선원 강제 추방 사건의 책임이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정경두 국방부 장관, 김연철 통일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1차장, 공동경비구역(JSA) 임모 중령 등에 대해 1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한변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선원 16명을 살해한 살인범이기 때문에 추방했다고 밝혔으나, 살인범인지 여부를 따지기 이전에 헌법 제3조에 의해 북한 주민 역시 대한민국 국민임으로 이들을 강제 북송한 것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며 “국가인권위는 철저한 조사와 사건의 진상규명 및 필요한 고발 등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이들이 북한이탈주민법상 보호대상도 아니고 우리 사회 편입시 국민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점 등을 고려해 추방했다고 밝혔으나 한변은 “북한이탈주민법 제9조는 전혀 추방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한변 관계자는 “북한이탈주민법은 정착 지원금 등 혜택을 주지 않을 때 근거가 되는 것일 뿐”이라며 “이 조항이 북한 주민이 귀순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그 수용을 거부하거나 강제 북송할 수 있는 근거는 아니며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한변은 정부가 헌법 제27조 제4항의 무죄추정의 원칙을 위반해 이들을 강제 북송함으로써 생명권 등 헌법에 적시된 기본적 인권을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한변은 “정부는 이들의 살인 혐의에 대한 어떠한 객관적인 증거도 보여주지 못했다”며 “만일 이들에게 범죄 혐의가 있다면 우리 법원에서 재판을 통해 밝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 선원들이 대한민국 국민인 이상 헌법 제10조에 근거한 생명권, 행복추구권과 일반 행동의 자유, 헌법 제14조의 거주이전의 자유, 헌법 제27조에 의한 재판청구권이 보장된다”고 설명했다.

한변은 정부가 유엔의 ‘고문방지협약(고문 및 그 밖의 잔혹한 비인도적인 또는 굴욕적인 대우나 처벌의 방지에 관한 협약)’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1995년부터 우리나라에 적용되는 고문방지협약 제3조는 대규모 인권침해 사례가 존재해 고문받을 위험이 있는 나라로의 추방·송환 또는 인도를 금지하고 있다. 한변은 “북한은 2014년부터 유엔에 의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를 장기간 자행하는 반인도범죄 국가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할 것을 권고받고 있다”며 “실제 탈북하다 잡힌 주민들을 즉시 처형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보내는 것으로 악명 높아 정부는 고문방지협약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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