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가구 임대주택 이주 예정…입주 대상 제외 주민 "우리도 해달라"
[포항 지진 2년] ③ 2년 체육관 생활 한미장관맨션 주민 곧 이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흥해실내체육관은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피해를 본 이재민 임시구호소로 사용 중이다.

초기엔 많은 주민이 이곳에 대피했으나 대부분 새 집이나 임시주거지로 떠나 한미장관맨션 주민이 주로 남아 생활해 왔다.

90가구 205명이 등록한 이곳을 지난 7일 둘러봤다.

내부에 텐트가 가득 차 있고, 곳곳에 주민이 원상복구 해달라고 써놓은 종이가 붙어 있었다.

체육관 밖에는 '포항시는 지침보다 법을 적용하라', '보수가 웬 말이냐, 안전한 주거대책 마련하라', '불통 포항시는 쇼하지 말고 소통하라'라고 쓴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포항 지진 2년] ③ 2년 체육관 생활 한미장관맨션 주민 곧 이주

이들이 지금까지 이곳에 머무는 것은 지진 피해등급을 둘러싼 포항시와 마찰 때문이다.

흥해읍에 있는 한미장관맨션은 지진으로 크고 작은 피해가 났다.

건물 주변에 안전망이 설치됐고 옥상 환기구 외벽 곳곳에 금이 가 금방이라도 부서져 떨어질 것처럼 보였다.

집 천장은 물이 새서 보드가 내려앉거나 도배지가 뜯긴 곳이 많았다.

[포항 지진 2년] ③ 2년 체육관 생활 한미장관맨션 주민 곧 이주

포항시는 정밀안전점검에서 한미장관맨션 4개 동 시설물 안전등급을 C등급으로 판정했다.

약간 수리가 필요한 정도여서 사용할 수 있는 등급이라는 것이다.

시는 '시설물의 안전 및 유지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건물을 신축했을 때 구조 기준으로 안전점검을 해 A등급부터 E등급까지 분류한다.

이 아파트에도 신축 당시인 1988년 설계기준을 적용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현재 건축구조 기준에 따라 진단해야 한다며 조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현재 기준에 따라 진단하면 2개 동은 D등급, 2개 동은 E등급으로 긴급 보수가 필요하거나 사용을 금지해야 하는 것으로 바뀐다고 한다.

C등급에 해당하는 '소파(소규모 파손)' 판정을 받으면 재난지원금 100만원이 전부지만, 전파 판정을 받으면 재난지원금 900만원과 대체 주거지 등을 받는다.

한미장관맨션 주민은 소파 판정을 받자 행정소송으로 맞섰다.

올해 6월 27일 대구지법 행정2부가 주민이 낸 청구를 기각하고 포항시 손을 들어주자 주민들은 즉각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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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2년에 걸친 체육관 생활도 이제 곧 끝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소송과 별개로 임시구호소에 등록한 이재민을 양덕동에 있는 LH 임대주택으로 이주시키기로 하고 이주 신청을 받았다.

현재까지 등록 주민 가운데 62가구가 신청했다.

그러자 소파 판정을 받았지만, 임시구호소에 등록하지 않은 흥해읍 일부 주민이 뒤늦게 이재민 등록을 하고 임대주택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과 이주 대상자 사이에 갈등이 빚어질 조짐까지 관측된다.

한 주민은 "우리는 체육관을 떠날 예정인데 다시 들어가는 주민들이 생겼다"며 "주민과 시 사이 갈등뿐 아니라 주민 간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새로 등록한 주민 집이 어느 정도 파손됐는지 조사해 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할 방침이다"며 "지진과 관련한 일에 끝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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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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