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건물 복구는 신속…공동주택은 철거 안 된 채 방치
[포항 지진 2년] ② 재건축 소걸음…지진 상흔 그대로

8일 오전 찾아간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환호동 대동빌라는 외벽이 무너지고 창문이 깨지는 등 아수라장이었다.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심하게 부서져 사용 불가 판정이 난 이 빌라는 소셜미디어에 사진이 퍼지면서 포항 지진을 상징하는 곳이 됐다.

81가구 주민은 긴급 대피한 뒤 지금까지 임시 거주지에 살고 있다.

보금자리를 잃은 주민은 건물을 철거한 뒤 다시 짓기로 하고 재건축사업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지난해 8월 건물 철거에 들어가는 등 피해 공동주택 가운데 가장 빠르게 철거와 재건축에 들어간 듯했다.

두 달 뒤 부영그룹이 대동빌라 재건사업 추진 의사를 밝히며 포항시와 업무협약을 했다.

그러나 현재 4개 동 가운데 큰길 바로 옆 1개 동이 아직 철거되지 않고 앙상한 뼈대를 드러낸 채 방치돼 있다.

유리창은 깨졌고 문은 활짝 열렸다.

재건축사업추진위와 포항시는 사고를 방지하려고 빌라 주변에 울타리를 쳐 놓았다.

재건축이 더딘 이유는 비용 문제다.

빌라를 재건축하려면 가구마다 분담금 1억원을 내야 하지만, 큰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주민이 많다고 한다.

재해주택복구기금 등 정부 지원도 '포항지진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가능하다.

[포항 지진 2년] ② 재건축 소걸음…지진 상흔 그대로

흥해읍 대성아파트도 아직 철거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진앙에 가까운 이 아파트는 6개 동 가운데 4개 동에서 지하층 기둥 파손, 벽면 균열 등 큰 피해가 났다.

사용불가 판정이 난 4개 동 주민이 임시주택을 얻어 이주한 상태라 아파트 주변은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창문과 문이 활짝 열린 채 군데군데 깨진 유리창이 보이고, 바닥에는 폐가전제품이나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특히 E동은 멀리서 봤을 때 눈에 띄게 기울고 기둥 곳곳이 부서져 있지만, 아직 철거나 재건축이 지지부진하다.

포항시는 이곳에도 울타리를 세워 출입을 막고 있다.

[포항 지진 2년] ② 재건축 소걸음…지진 상흔 그대로

[포항 지진 2년] ② 재건축 소걸음…지진 상흔 그대로

사용불가 판정으로 2개 동 주민이 모두 거처를 옮긴 경림뉴소망타운은 집집이 가구나 가재도구가 쌓여 있었다.

바로 옆 희망보금자리 이주단지에 사는 한 주민은 지진 2년을 맞는 소감을 묻자 "그냥 산다"며 심드렁하게 말했다.

주민 표정에서 희망보금자리라는 이름이 어색하기만 했다.

10일 포항시에 따르면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 지진에 이어 2018년 2월 11일 규모 4.6 여진으로 인한 재산피해는 845억7천500만원에 이른다.

전파·반파된 주택이 956건, 소파 판정을 받은 주택이 5만4천139건이다.

학교, 공공건물, 도로 등 공공시설 피해는 421건이다.

공공시설과 기관·단체가 만든 건물은 이미 보수를 마쳤거나 새로 짓고 있다.

한동대는 외벽이 부서진 느헤미야홀을 복구했고 포항시는 북구청사를 철거했다.

흥해초등학교는 교사를 철거하고 다시 짓는 중이다.

포항시는 이재민이 임시주택 거주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포항 지진 2년] ② 재건축 소걸음…지진 상흔 그대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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