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노동패널 조사 결과…임금 노동자 특징 뚜렷
장지연 노동硏 연구원 "사회보험, 전체 취업자 대상으로 해야"
플랫폼 노동자는 프리랜서?…"절반이 업무 지시받고 일해"

최근 논란이 된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의 드라이버와 같이 디지털 플랫폼을 매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노동자'의 절반은 업체로부터 업무에 관한 지시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 노동자는 개인 사업자(프리랜서)로 간주해 근로계약을 맺지 않지만, 실제로 일하는 방식은 임금 노동자와 비슷한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10일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의 최근 보고서 '한국의 플랫폼 노동과 사회보장'에 따르면 '2018년 한국노동패널' 부가조사에서 플랫폼 노동자로 분류된 사람들 가운데 '일하는 방법, 노동시간·장소 등에 대한 지시나 규율을 받는가'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비율은 53.5%에 달했다.

나머지 46.5%는 '아니오'라고 답했다.

한국노동패널의 조사 대상 표본 취업자는 1만3천485명이었고 이 중 플랫폼 노동자는 2.9%로 추정됐다.

장 연구원의 보고서는 고용노동부 산하 근로복지공단이 지난 8일 개최한 '산재보험 55주년 국제 세미나'에서 발표됐다.

회사의 업무 지시에 따라 일하는지는 노동자 여부를 판별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노동부도 최근 플랫폼 노동자인 배달 앱 '요기요' 배달원 5명의 진정 사건에 대해 이들이 업무 지시를 받은 점 등을 근거로 노동자로 인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노동패널 조사에서 '지금 하는 일을 지난 3개월 중 며칠이나 했는가'라는 질문에는 플랫폼 노동자의 74.2%가 '60일 이상'이라고 답했다.

'이 일을 하루 평균 몇 시간이나 하는가'라는 질문에 '5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플랫폼 노동자는 93.4%에 달했다.

'소득의 절반 이상을 한 회사를 통해 얻는가'라는 질문에도 플랫폼 노동자의 74.0%가 '예'라고 답했다.

플랫폼 노동자의 절반이 업무 지시에 따라 일할 뿐 아니라 대다수가 생계를 위해 전업으로 일한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고 장 연구원은 해석했다.

이 또한 임금 노동자와 유사한 특징으로 볼 수 있다.

플랫폼 노동자는 프리랜서?…"절반이 업무 지시받고 일해"

플랫폼 노동자는 임금 노동자와 비슷한 방식으로 일하지만, 일을 시작할 때는 프리랜서 자격으로 근로계약 대신 업무위탁(도급) 계약을 체결한다.

이에 따라 노동관계법의 각종 보호 장치 밖에 놓인다.

이들과 계약을 맺는 업체 입장에서는 사회보험료 부담 등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

'타다' 드라이버도 프리랜서로 간주하지만, 실제로는 강도 높은 업무 지시에 따라 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최근 '타다'가 드라이버들에게 직접적인 업무 지시를 한다며 '위장 도급' 의혹을 제기했다.

장 연구원은 플랫폼 노동자 가운데 임금 노동자로 볼 수 있는 사람은 노동자로 인정해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행 제도에서는 사업주가 근로계약 대신 도급계약을 체결해 자신이 고용한 노동자의 수를 줄임으로써 얻게 되는 부당 이득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정보기술(IT) 발전으로 장기적으로는 임금 노동자와 프리랜서 사이의 '회색 지대'에 속하는 플랫폼 노동자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이들을 위해 사회 안전망의 구조를 바꿀 필요성도 제기된다.

장 연구원은 "임금 노동자와 자영업자의 구별에 근거를 둔 기존 사회보장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며 "고용보험과 같은 임금 노동자 중심의 사회보험을 전체 취업자 대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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