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노역으로 벌금을 대체한 액수가 올해 최근 10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경제난 등으로 벌금을 낼 여력이 없어 이른바 ‘몸으로 때우려는’ 서민 범법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형법에 따라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는 벌금을 납입하는 대신 3년 이하 교도소 노역을 하는 것으로 이를 대체할 수 있다.

벌금 대신 노역 선택…10년來 '최대'
6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법원이 4조2925억원의 벌금형을 확정했지만 이 가운데 현금으로 납부된 금액은 6072억원(14.1%)에 불과했다. 반면 교도소 노역장으로 대신한 금액은 2조7977억원(65.2%)에 달했다. 불과 7개월 만에 지난해 노역장 대체금액(3조1230억원)의 90%에 육박한 것이다. 이 속도라면 최근 10년 내 최고 기록인 2010년의 3조7662억원을 올해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벌금 대신 교도소행을 택하는 이들 중 상당수는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노역으로 하루에 최소 10만원 이상의 벌금을 상쇄할 수 있다”며 “산술적으로 일당 10만원이 안 되는 저소득 범법자들이 수감생활을 하더라도 노역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4년 동안 노역장 유치를 택한 사람 중 100만원 이하 소액 벌금을 선고받은 이들이 51.1%로 가장 많았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징역형을 받을 죄를 지어서가 아니라 돈이 없어 감옥에 가게 되면 사회에 반감과 앙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는 채무불이행같이 민사로 처리할 만한 사건도 사기죄로 형사처벌하는 등 과잉 범죄화로 범법자를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