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국제 신발·섬유·패션 복합전시회가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행사명은 부산 국제신발섬유패션전시회에서 열정과 패션을 의미하는 ‘패패부산(Passion&Fashion BUSAN)’으로 바뀐다. 이번 행사는 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이 주관하며 한국산업용섬유협회와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 부산패션섬유산업협동조합, 신발산업진흥센터가 공동으로 참여한다.부산시와 부산경제진흥원은 올해 행사를 태동한 지 100주년을 맞은 부산 지역 신발·섬유산업의 재도약을 선언하고 업계 종사자와 시민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로 꾸민다고 30일 밝혔다. 전시회에는 국내외 300여 개 업체가 참가해 신발·섬유·패션 분야 신기술과 우수 제품을 선보인다. 해외 바이어도 초청해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기업의 실질적인 판로 개척에도 나선다.부산시는 스마트와 융·복합을 통해 산업 구조 고도화를 모색하는 지역 신발·섬유산업의 가능성을 소개한다. 패션쇼, 신발 커스텀 체험, 브랜드 팝업스토어 등 일반인이 관심을 가질 만한 행사도 마련한다.개막 행사로는 지역 대학연합패션쇼가 펼쳐지고, 한국섬유공학회 세미나, 한국 신발 생체역학 심포지엄, 섬유의류제품 안전 세미나, 범한국 신발인대회, 섬유패션인의 밤, 국제 첨단신발 한국신발디자인 공모전, 대한민국 전통의상 공모대제전 등의 행사도 열린다. 어린이 모델 선발대회와 패션 체인지 이벤트 등 부대 행사도 볼 만하다.부산시 관계자는 “시민과 업체 관계자들에게 첨단기술과 접목한 신발 및 산업용 섬유, 섬유패션 등 다양한 제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17년 차별화된 매력과 지역 고유의 특색을 느낄 수 있는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유니크베뉴 20곳을 선정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들 20곳의 코리아 유니크베뉴 가운데 행사 개최가 용이하고 참가자 만족도가 높은 ‘핫플(핫 플레이스)’은 어디인지 국제회의기획사(PCO)와 전시주최사(PEO), 여행·서비스 등 마이스 분야 관계자(30명)에게 물어봤다. 마이스산업 현장에서 활약 중인 전문가들이 뽑은 K마이스 핫플을 소개한다.#1: 서울 한강 ‘플로팅 아일랜드 컨벤션’서울의 젖줄 한강에 조성된 인공섬 ‘세빛섬’의 컨벤션 시설이다. 국내 유일의 수상 컨벤션 공간으로 서울 도심과 한강 풍경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2014년 세계헌법재판회의총회와 2015년 세계여성경제포럼, 2016년 한·아프리카 장관급 경제협력회의 등이 이곳에서 열렸다.높이 13m의 돔 모양 컨벤션홀은 최대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70~300명을 수용하는 중소 규모 홀과 면적 2000㎡의 테라스 온 더 베이가 최상층(4~5층)에 자리잡고 있다. 건물 외관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설치됐으며 대형 스크린과 무대, 무선 인터넷, 카 리프트 시스템 등 설비를 두루 갖췄다.#2: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영화의 도시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다.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문화체험이 가능한 복합 영상문화 공간으로 해마다 부산국제영화제 개·폐회식이 열린다. 부산 벡스코(BEXCO)와는 도보로 15분 거리며 인근에 신세계와 롯데백화점이 있어 쇼핑을 즐기기에도 편리하다.비프힐과 더블콘, 시네마운틴 등 3개 건물과 최대 6000명 수용이 가능한 야외극장(2364㎡)으로 이뤄져 있다. 야외극장은 LED 조명 지붕이 설치돼 실내에 있는 듯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를 할 수 있다. 2014년 암웨이 차이나 포상관광단 한류콘서트와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2016년 부산국제모터쇼 GM 갈라 나이트 행사가 열렸다.#3: 강원 춘천 ‘남이섬’원조 한류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이다. 섬 전체를 유리병과 페트병 등 재활용품으로 꾸며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장소로 조성했다. 매년 주한 대사관과 각종 국제 단체가 주관하는 행사 외에 2년마다 세계 동화작가와 동화책을 볼 수 있는 ‘남이섬 세계 책나라 축제’가 열린다. 유리공예, 천연염색 등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실내에 공심원(165㎡), 명강홀(132㎡) 등 소규모 회의와 세미나를 열 수 있는 공간 외에 야외에 500~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유니세프 에코스테이지(650㎡)와 오스테이지(9700㎡) 등이 있다. 섬 안에 호텔이 있어 숙박도 가능하다. 2011년 한·중·일 장관회의와 2017년 문화산업상생포럼 발족식 등이 열렸다.#4: 부산 해운대 ‘누리마루 APEC 하우스’2005년 부산에서 열린 제13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위해 해운대 옆 동백섬에 들어선 회의시설이다. 울창한 동백나무와 소나무, 해운대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자연과 현대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개장 이후 지금까지도 굵직한 국제행사 장소로 널리 애용되고 있다.세상을 뜻하는 순우리말 ‘누리’와 꼭대기라는 뜻의 ‘마루’는 ‘세계 정상들이 모여 APEC 회의를 하는 장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10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2014년 방송정보통신장관회의 등이 열렸다. 한국 고유의 건축물인 정자를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한 건물에는 1, 2층에 자유마당(730㎡)과 회의실(355㎡) 등이 있다.#5: 경기 용인 ‘한국민속촌’지역에 남아 있던 조선시대 전통가옥을 옮겨와 철저한 고증과 자문 과정을 거쳐 당시 마을과 생활상을 생생하게 재현한 곳이다. 한국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장소로, 각종 국제행사의 단골 관광 코스다.520㎡ 규모의 전용 컨벤션센터와 50~3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교육, 세미나 장소가 있다. 한국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한식당 한국관의 앞마당(1100㎡)은 갈라디너 등 야외 이벤트 장소로 인기가 높다.할랄 인증 식당이 있으며 무슬림 입맛에 맞춘 음식을 제공한다. 주말, 공휴일에는 퓨전 마당극과 농악단이 전통 농악 놀이를 선보인다.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빌딩풍 갈등 점증…강남보다 초고층 즐비한 해운대 해안 더 심각급기야 101층 엘시티 인근 상인 "못 살겠다" 실력행사 예고고층건물 빌딩풍 환경영향평가 규정 없어…일본·미국은 의무화빌딩풍은 일명 '먼로풍'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영화 '7년 만의 외출'에서 메릴린 먼로의 치마를 날린 그 바람인 탓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빌딩풍은 고층 건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바람이 좁은 빌딩 사이를 통과하며 소용돌이치고, 위로 솟구치거나 속력이 3∼4배 더 속도가 빨라지는 현상을 말한다.치마를 들어 올리는 정도가 아니라, 어떤 곳은 초속 20∼30m까지 태풍급 바람이 불어 공사장 크레인을 쓰러뜨리거나 차량을 전도시키기도 한다는 기록도 있다.권순철 부산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한국방재학회 조사 결과 빌딩 높이가 150m 이상만 되면 빌딩풍이 생긴다는 결과가 있다"면서 "2008년 성균관대학교 연구팀이 서울 강남에서 빌딩풍을 측정했는데, 풍속이 북한산 중턱보다 더 강했다는 결과가 있다"고 설명했다.최근 부산 해운대구에 이 '빌딩풍'이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해운대구는 빌딩풍을 신종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올해 3월부터 대응책을 마련하는 용역에도 나선 상황이다.서울 지역에 빌딩 숲이 더 먼저 만들어졌지만 '빌딩풍'이 유독 부산에서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빌딩풍' 연구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권 교수는 "서울과 달리 부산은 바람이 강한 해안가를 따라 초고층 빌딩이 생기다 보니 이런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강남의 경우는 일정한 바람이 지나가는 루트에 있는 건물만 영향을 받는다면 부산의 경우는 재난 수준에 가까운 센 바람이 불고 해일 가능성도 있는 곳"이라고 전했다.해운대구는 50층 이상 초고층 빌딩이 28개 동이나 있어 전국에서 초고층 건물이 가장 밀집한 지역이기도 하다.'빌딩풍' 갈등이 가장 첨예한 곳은 해운대해수욕장 바로 앞에 지어지고 있는 101층짜리 건물인 '엘시티'다.지난해 태풍 때 엘시티 유리 1천100장이 강풍에 흔들린 크레인 와이어에 맞아 깨지는 일이 있었는데, 유리 파편이 빌딩풍으로 빨라진 바람을 타고 200m 떨어진 오피스텔과 아파트를 덮쳐 유리 수백장을 깨는 피해를 줬다.올해 태풍 때에도 엘시티 주변에서 회오리바람이 치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는데, 이 또한 빌딩풍 탓인 것으로 추정된다.엘시티 바로 옆 달맞이 62번 도로 150m 구간 점포 상인들은 빌딩풍으로 간판이 다 떨어졌다며 불만을 터트린다.해당 지역 상인 한 관계자는 "엘시티가 들어서기 전에 있었던 돌출간판이 남아난 가게가 없다"면서 "새로 설치한 철제간판들도 안전상 문제로 떼어내야 할 처지"라고 주장했다.이들 상인은 또 미포와 엘시티를 잇는 신설 중인 도로도 빌딩풍으로 인해 사람이 서 있기 힘들 정도라고 주장했다.이들은 조만간 집회를 열 예정이다.권 교수는 해운대 재송동 센텀파크, 우동 마린시티, 중동 엘시티·달맞이 고개 등 5곳에 빌딩풍 측정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올해 12월 안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현재 국내에는 고층 건물을 짓더라도 빌딩풍 환경영향평가를 받도록 규정한 법은 없다.일본이나 미국 등에서는 일정 높이 이상 건물을 지을 때 빌딩풍 영향 평가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빌딩풍은 건축 모양만 바꾸면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권 교수는 말한다.권 교수는 "빌딩의 형상 변화만 줘도 바람세기 악화시킬 수 있다.빌딩 중간에 풍혈(바람구멍)을 뚫거나 모서리를 둥글게 만들어도 된다"면서 "한국에는 아직 빌딩풍에 대비한 건축을 한 곳이 없는 곳으로 아는데, 정기적인 방풍 관리와 방풍 펜스, 차폐막을 설치해 빌딩풍을 약화하는 사후 대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해외에서는 빌딩풍을 풍력발전에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권 교수는 이에 대해 "바레인에서는 건물에 풍력발전기를 달아 상용화해 사용하는 경우 등이 있다"면서 "하지만 빌딩풍 바람이 일정치 않은 데다 소음 문제 등도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