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부정적 용역 발표에 대응 자제…터널 건설 국토부 건의 등 자구책 마련
"숙원사업 어쩌나"…비음산 터널 개통 답보에 고심 깊어진 김해
경남 창원과 김해를 잇는 비음산 터널 사업이 추진 10년이 넘도록 지연되며 활로를 찾지 못하자 김해시가 고심에 빠졌다.

창원시는 최근 비음산 터널 건설 용역 결과 교통혼잡·환경피해·인구 유출 등을 이유로 터널 시공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인구 100만명 이상 특례시를 추진하는 와중에 터널이 개통되면 김해로 인구 1만여명이 유출되는 등 비음산 터널로 인한 직·간접 인구 유출분을 8만명 이상으로 예상했다.

또 환경오염물질, 공사소음이 발생하고 터널 개통 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대량 발생하는 등 환경오염도 우려했다.

이밖에 창원·김해 간 이해관계 대립으로 합리적 의사결정 도출이 어렵고 도로교통 여건 변화로 다른 고속도로 접근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10년 넘게 사업이 표류하는 가운데 창원시 용역 결과마저 부정적으로 나오며 두 지자체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김해시는 자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우선 김해시는 이달 초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년)에 비음산 터널 건설을 반영해 달라고 국토부에 건의했다.

만일 고속도로 계획에 비음산 터널이 포함되면 정부재정사업으로 전환돼 정부가 사업 개시에 대한 결정권을 갖게 된다.

김해시는 정부 차원에서 국비를 들여 사업을 추진할 경우 지자체 예산 부담도 줄고 완공까지 10년 이상이 걸려 특례시 지정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넉넉히 갖게 되면 창원시도 특별히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숙원사업 어쩌나"…비음산 터널 개통 답보에 고심 깊어진 김해
다만 건의 수용 여부가 내년 말이나 되어야 결정되고 설령 계획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사업 착수는 별개의 문제라 불확실성이 크다.

두 지자체 간 견해차가 커 평행선만 달리고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한 경남도도 사실상 관망 중인 상황에서 그나마 실현 가능성이 있는 방안이다.

김해시는 두 지자체 간 갈등이 심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번 용역 결과에 대한 공개적인 입장 표명이나 반박을 자제할 방침이다.

대신 중앙정부나 도 등에 비음산 터널의 필요성을 지속해서 제기하며 상황을 지켜보다 적당한 기회에 창원시와 접촉해 관련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비음산 터널이 개설되면 경남 동부지역 접근성이 용이해지고 창원 도심지 교통량도 분산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지역경제 활성화, 국토균형발전 등 거시적 안목에서도 필요한 김해시의 숙원사업인 만큼 터널 개통을 위한 노력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비음산 터널은 김해시가 창원 토월동과 김해 진례면을 연결하는 길이 5.9㎞, 넓이 20m 터널이다.

김해시가 2008년 사업제안서를 경남도에 제출하면서 논의가 시작됐으나 창원시가 인구 유출 등을 이유로 10년 넘게 반대하며 진척이 없는 상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