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막을 내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에서 학생 선수에 대한 폭력과 인권침해가 빈번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은 지난 3~10일 서울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체전의 14개 주요 종목 학생 선수를 대상으로 시행한 언어폭력·신체폭력·성폭력 등 인권침해 모니터링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인권위에 따르면 한 구기 종목의 남자 지도자는 경기 내내 여자 고등학교 선수에게 “죽을래, 그따위로 할 거야? 미쳤어?” 등의 폭언을 했다. 이를 목격한 관중이 “욕하지 마라, 도대체 뭘 배우겠냐”고 비판했다.

성추행·성희롱 등의 행위도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종목의 심판은 경기장 안내 여성 직원에게 “내가 좋아하는 몸매야, 저런 스타일은 내가 들고 업을 수 있지”라는 성희롱 발언을 했다. 선수 시설 및 대우도 열악했다. 대부분의 경기장에서 탈의실과 대기실, 훈련실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관중석이나 복도에 간이 매트를 깔고 그 위에서 쉬도록 했다.

서울시의 대회 운영 미숙도 도마에 올랐다. 이번 전국체전은 76곳의 종목별 경기장 중 16곳이 서울이 아니라 다른 시·도에서 열려 선수단이 경기를 치르는 데 불편을 겪었다. 대회에 참가한 4200여 명의 자원봉사자는 개막을 사흘 앞두고서 직무가 정해지기도 했다. 인권위는 전국체전 중 발생한 인권침해에 대해 “인권침해를 근절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대한체육회에 인권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