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3분기 부진은 이미 시장에 반영…내년부터 회복 가능성"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현실로…수출 개선은 긍정적"(종합)

24일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0.4%로 둔화한 것으로 발표된 가운데 코스피가 상승세로 출발했다가 하락 전환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증권가는 3분기 성장률이 크게 부진할 것으로 이미 예견했으나 실제 수치가 예상보다 더 나쁘게 나오자 이런 추세가 더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다만 증시에는 상당 부분 먼저 반영돼 단기적인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또 반도체 등 수출 회복세와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확인돼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3분기 성장률 예상보다 부진…올 성장률 1%대로 하락 가능성"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날 발표된 수치는 0.4% 증가로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애초에 올해 연간 2% 이상 성장은 불가능하다고 봤지만 3분기에 0.5% 정도는 성장할 수 있다고 봤는데, 발표치가 예상보다 훨씬 안 좋게 나왔다"며 "지금 상황으로 보면 연간 성장률로 1% 후반대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현실로…수출 개선은 긍정적"(종합)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3분기 GDP 성장률이 0.4%에 그치면서 연간 성장률이 2%를 밑돌 가능성이 커졌다"며 "4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 수준을 기록해야 2% 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간 성장률은 1.8∼1.9%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상반기 정부의 조기 재정 집행 영향 등으로 재정의 성장 모멘텀이 약화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수출 부진과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들이 적극적인 재고 조정에 나서면서 생산 및 투자 회복이 부진했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 등으로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한 점도 3분기 성장률 부진의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도 "3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연간 2.0% 성장률 달성을 위해서는 4분기에 1.0% 이상 성장이 필요하게 됐다"며 "이를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안 연구원은 "글로벌 수요에 의한 민간 부문의 성장 동력은 눈높이가 높지 않기 때문에 결국 등장하는 키워드는 정부지출과 공공투자"라며 "향후 민간의 성장 기여도보다는 정부의 재정 기여에 비중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제성장률 둔화 우려는 이미 주식시장에 거의 녹아들었다고 볼 수 있다"며 "상반기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경제성장률 둔화 추세를 보여줬고 이것이 올해 증시 부진의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김 센터장은 "중요한 것은 정책 당국이 이런 상황을 아느냐 하는 것인데, 한국은행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정책 당국이 성장률 악화를 인지하고 경제를 더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며 "시장 참여자들은 이런 정책의 효과가 앞으로 얼마나 나타날 것이냐에 더 관심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구조적으로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 상황을 '뉴노멀'로 받아들일 필요도 있다"며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이 역동적인 신흥국보다는 선진국에 가까워지고 있어 그에 맞는 정책들이 필요하고 정부의 재정 기여 효과도 더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현실로…수출 개선은 긍정적"(종합)

◇ "증시 영향은 제한적…내년부터 회복될 수도"
이날 3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된 뒤 개장한 증시는 뚜렷한 반응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은 이미 4분기에 들어온 상황이라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내년 성장률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며 "오히려 성장률이 더 낮게 나오면 한은의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생기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연간 성장률 2% 달성이 어렵다는 것은 이미 예견된 상황이어서 충격이 크지 않다"며 "증시는 3분기 어닝 시즌을 맞아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 연구원은 "그러나 경제성장률 둔화 추세는 장기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GDP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데, 이는 물류와 수출이 둔화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수치 가운데 수출이 개선된 점에 주목하며 내년부터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현실로…수출 개선은 긍정적"(종합)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성장기여도는 내수(-0.9%포인트)보다 순수출(1.3%포인트)이 우호적이었다"며 "순수출 성장기여도가 플러스로 전환한 것은 지난해 3분기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노 연구원은 "수출 저점이 3분기였고 회복 시기는 올해 4분기에서 내년 1분기 사이일 것"이라며 "GDP도 수출 개선에 따라 향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건형·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이날 경제성장률 분석 보고서에서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순수출 성장기여도가 4분기 만에 플러스로 반전하는 등 일부 긍정적 내용이 관찰됐다"며 "선진국 통화 완화와 무역 분쟁 약화 등을 고려할 때 수출 회복세 지속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내수 역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추경 집행 등을 고려하면 완만한 회복이 기대된다"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연간 경제성장률은 2.0%를 밑돌겠으나 경기 바닥 통과 조짐이 확인돼 순환적인 경기 반등 기대는 유효하다"고 진단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수출이 예상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긍정적"이라며 "미중 간 상호관세 추가 부과 등 대외 불확실성이 악화하지 않는다면 수출은 4분기부터 서서히 개선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경제성장률도 기존 전망인 2.0%를 유지한다"며 "올해의 낮은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와 정부의 부양 정책 등을 통해 성장률은 소폭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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