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구조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 마이다스아이티가 올 하반기 채용부터 지원서에 자기소개서 양식을 없앴다. 지원자는 인적사항 등을 적은 이력서만 제출하면 된다. 다만 지원서 제출 후에는 모두가 인공지능(AI) 역량면접에 응시해야 한다. AI역량면접은 마이다스아이티가 직접 개발한 채용 솔루션으로 지원자의 성과역량 측정을 통해 지원 기업·직무의 적합도를 확인하는 면접 시스템이다. 신미영 마이다스아이티 행복인재팀 수석은 “그동안 컨설팅, 대필 등을 통해 첨삭한 자기소개서가 많아 지원자의 성향과 역량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다”며 “스펙 대신 지원자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기 위해 관습처럼 내려오던 자소서 전형을 폐지했다”고 말했다.
마이다스아이티는 올 하반기 △영업마케팅 △기술 △개발기획 △디자인 △경영지원 등 5개 직군에서 신입사원 50명 안팎을 채용한다. 지원자격은 고교 이상 기졸업자 또는 졸업예정자로 학력·전공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다. 입사 지원은 다음달 4일(오후 6시)까지 마이다스아이티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받는다. 채용 절차는 서류지원, AI역량면접, 실무면접, 임원면접 등이다. 실무·임원면접은 AI역량면접 결과표를 토대로 진행한다.
마이다스아이티는 건설구조 SW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인사채용 분야 AI면접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마이다스아이티의 ‘4무 경영(무스펙, 무경쟁, 무징벌, 무정년)’이 알려지면서 매년 평균 입사경쟁률이 300 대 1을 넘을 정도로 인기다. 특히 점심 구내식당이 뷔페식으로 제공돼 대학생들 사이에 선호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신 수석은 “마이다스아이티의 경영 목적은 구성원들의 성장”이라며 “지원자의 긍정성, 적극성, 전략성, 성실성 등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탈세계화의 원인, 한국이 맞이한 리스크와 대응방안에 대해 서술하라.’‘최근 금융 분쟁이 빈발하는 이유를 금융소비자 측면과 금융기관 측면에서 설명하라.’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의 올 하반기 공채 필기시험 문제다. 금융공공기관들은 이번 시험에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시사성 있는 경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주로 물었다. 취업준비생들은 “예년에 비해 문제가 까다로워 힘들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전문가들은 “시사성 강한 문제가 자주 출제되는 만큼 평상시 경제신문을 꼼꼼히 읽으면서 문제 파악과 해법 제시 능력을 꾸준히 키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금융이슈에 대한 논리력 평가지난 19일은 금융공공기관 열 곳이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른 ‘A매치데이’였다. 이날 한은을 비롯해 금감원, 산업은행, 예금보험공사, 한국거래소, 신용보증기금 등은 수험생의 논리력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논술시험도 시행했다.한은은 공통 논술과목에서 미·중 무역 분쟁과 한·일 경제 전쟁 등으로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위기에 대해 수험생들의 가치관과 견해를 물었다. 경제학 서술문제에선 ‘중립금리의 추세적 하락 요인’ ‘외환위기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활용하고 있는 통화정책’ 등의 문제를 출제했다. 특히 전공시험에선 해외 경제 학술논문의 예시문이 나오는가 하면, 학부 수준을 넘는 문제가 다수 출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오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부 문제는 대학원 수준이 돼야 문제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난도가 높았다”며 “학부생으로선 풀기 어려운 문제가 다수 있었다”고 평가했다.금감원 필기시험에선 최근 이슈가 된 파생결합증권(DLS)과 일본 수출규제가 등장했다. 금감원은 ‘금융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금융당국의 역할을 서술하라’고 했다. 또한 일본 수출규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대책을 3~4가지 제시하고, 이 대책이 적절했는지 논하도록 했다.산업은행은 ‘디지털 전환기 도래에 따라 요구되는 금융기관의 플랫폼 대응전략’을 논술 문제로 출제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은행들의 DLS사태와 관련한 건전성 규제 방안이 무엇일지’를 물었다. 예보 인사팀장은 “최신 금융이슈를 통해 지원자의 통합적 사고력을 평가하고자 이런 문제를 냈다”고 말했다. 신용보증기금은 디플레이션의 개념과 원인, 영향, 대응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논술하도록 했다.시중은행, 경제·금융상식 다수 출제금융공기업과 달리 시중은행들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직업기초능력 평가와 경제·금융상식 등 두 과목을 주로 평가했다. 깊이 있는 지식보다는 경제·금융 전반의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지 묻는 문제가 많았다.국민은행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설립 배경이 된 브레턴우즈 체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수단인 공개시장조작, 자진 신고자 감면제도를 뜻하는 리니언시 관련 문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윤창호법’이라 불리는 음주운전 처벌 강화 기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KEB하나은행은 이슬람 채권인 수쿠크,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불거진 메자닌, 약정 만기에만 권리행사를 할 수 있는 유러피언 옵션 등 경영 관련 질문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설립연도(1899년)를 묻는가 하면,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인 ‘인포데믹’,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뜻하는 유니콘, 첨단 기술의 발달로 산업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인 빅블러 등을 묻는 문제가 나왔다.기업은행은 페이스북에서 개발 중인 암호화폐 ‘리브라 코인’, 빅맥지수, 넛지 등의 개념을 물었다. 오는 27일 시험이 예정된 농협은행(5급)은 논술문제를 출제한다. 최근 경제·금융이슈와 함께 ‘탈농촌시대 농촌을 살릴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준비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했다.대기업, 반의어·유의어 정리해야이번 주말에는 롯데, 금호아시아나그룹, 한국전력공사, 농협은행 등의 입사시험이 예정돼 있다. 올해부터 주요 대기업들은 입사시험에서 상식 영역을 없애고 △언어 △수리 △추리 △시각적 사고 등의 유형을 출제하고 있다. 지난주 치러진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언어영역에선 ‘세다’ ‘가다’ 등의 어휘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정확한 단어의 의미와 자주 쓰이는 반의어, 유의어, 사자성어 등에 대한 기본 지식을 물었다. GSAT 수리영역에선 피보나치 수열이 나왔다. 인·적성 전문가들은 “수리영역은 중학교 수학 수준에서 풀 수 있는 문제들이 자주 나온다”며 “기초 수학을 공부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금호아시아나는 한자시험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롯데는 27일 오후 서울과 부산에 고사장을 마련해 시험을 치른다. 또 한 차례 ‘퀵수송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2017년 7월 한화생명에 입사한 박미진 씨(26·상품개발팀)는 지난 9월 27일 보험계리사 2차 시험에 최종 합격해 계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6년 1차 시험에 합격한 지 3년 만이다. 박씨는 “네 번째 2차 시험에 응시했는데 회사에서 시험을 앞두고 4주 동안 일하지 않고 공부에만 전념하도록 배려해준 덕분에 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한화생명은 지난해부터 보험계리사 2차 시험 대비반을 운영 중이다. 올해는 4월에 시작해 이론(9주), 모의고사(5주), 잡오프(job-off·4주) 과정 등으로 7월 말까지 진행했다. 한화생명은 보험계리사 2차 시험 응시 대상자 18명을 선발해 지난 8월 초 2차 시험을 앞두고 4주간(7월 8일~8월 2일) 경기 용인에 있는 한화생명 연수원에서 합숙하면서 오로지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만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한 달간 근무하지 않고 공부만 했지만 월급과 수당 등은 이전처럼 지급했다. 한화생명의 계리사 지원 프로젝트로 지난해 11명에 이어 올해는 7명이 계리사 시험에 최종 합격했다.보험계리사 시험은 다른 시험과 달리 1차 시험 합격 후 5년 이내 2차 시험 다섯 과목에 합격하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대학 때 계리사 1차 시험에 합격한 뒤 한화생명에 입사한 황준우 씨(29·리스크관리팀)는 “직장생활 틈틈이 2차 시험 준비를 하기도 했지만 잡오프 기간 밀도 있게 공부해 최종 합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에 회사의 지원으로 보험연수원에서 모의고사 첨삭 지도를 받은 것이 합격에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잡오프 4주간 한화생명 연수원에서는 오전·오후 하루 8시간 집중 학습시간과 월요일 입실, 금요일 퇴실이라는 제약만 뒀다.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기 위해서다.지화림 씨(28·경영관리팀)도 1차 계리사 시험 합격 후 지난해 한화생명에 입사했다. 그는 “인슈어테크(보험+기술)로 데이터분석 능력이 필요해지면서 인공지능(AI) 시대에도 계리사는 더욱 각광받는 직업이 될 것”이라며 “보험업계 구직자라면 계리사에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보험사들이 직원들의 계리사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는 이유는 2022년부터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 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IFRS17 도입 시 보험사 부채(미래 고객에게 지급할 보험금) 평가가 원가에서 시가평가로 바뀐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보험료·보험금·책임준비금 등을 새롭게 산출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계리 작업이 증가하고 복잡해지면서 계리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자체적으로 계리사 육성에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는 계리사 시험 응시료와 교재비를 지원해주고 합격자에게는 인사 가점과 자격수당을 준다. 롯데손해보험은 온라인 강의, 모의고사, 합숙교육 등을 제공하는 ‘보험아카데미’를 운영 중이다. 미래에셋생명은 계리사 1차 시험 합격자를 인턴으로 채용하고 있다.보험계리사 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합격률이 6~7%로 낮아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IFRS17이 도입되는 2022년께 3000명의 계리사가 필요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계리사 자격증 취득자는 1316명(10월 14일 기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보험사 입사를 준비 중인 취업준비생이라면 보험전문 자격증에 도전해볼 만하다. 심명보 한화생명 인사팀 대리는 “계리사뿐 아니라 국제재무설계사(CFP)와 공인재무분석사(CFA) 자격증 소지자도 입사에 유리하다”고 소개했다.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한국수자원공사가 신규채용을 하면서 ‘인턴 1년 심사 후 정규직 채용’을 하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수자원공사는 지난 17일 ‘일반직 신입, 상수도 분야 경력직 인턴사원 채용공고’를 내면서 “1년 인턴기간 중 근무평가, 면접 등 정규직 전환심사를 통해 일반직 4~5급 1년차로 재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턴기간 1년은 체험형 인턴 3개월과 채용형 인턴 9개월을 합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규직 전환심사는 인턴기간 1년간 분기별 근무평점 80점 이상인 자를 대상으로 근무평가 평균 점수와 면접 점수를 합산해 80점 이상인 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했다.이 같은 수자원공사의 ‘인턴 1년’에 대해 취업준비생들은 “1년간 인턴을 하고도 정규직에서 탈락하면 너무 억울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한 1년이라는 기간 동안 다른 기업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도 사라진다는 측면에서 취준생들의 불만이 높다.다른 공기업들은 현재 3~6개월의 채용형 인턴을 통해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1개월 채용형 인턴으로 신규직원을 선발하고 있으며, 한국감정원도 1~4개월의 채용형 인턴제도를 운영 중이다.수자원공사 인사부 관계자는 이번 채용에서 1년의 인턴기간을 둔 것에 대해 “우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3개월 체험형 인턴과 9개월 채용형 인턴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3개월 인턴기간을 통해 우리와 맞는지 지원자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수자원공사는 지원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채용경로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수자원공사는 오는 29일까지 일반직 신입인턴(100명), 경력직 인턴(74명), 전문직 경력(27명), 운영직 신입인턴(20명) 등 모두 221명을 선발한다. 채용은 서류지원자 모두를 대상으로 1차 필기시험인 NCS직업기초능력평가, 온라인 직업성격검사, 직무역량면접 등을 거친다. 최종합격자의 입사일은 12월 9일로 예정돼 있다.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