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국감 '자사고' 또 도마에

조국 딸 부정입학 의혹 계기로
교육감들 '교육 평준화'에 속도
"과학고·영재고도 없애자"는 與의원·교육감

수도권 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서울·경기·인천교육감이 한목소리로 시행령 개정을 통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일괄 폐지에 동의의 뜻을 밝혔다. 과학고와 영재고, 국제중도 함께 폐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대입 관련 의혹을 계기로 진보 교육감과 여당 의원들이 ‘교육 평준화’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중 폐지도 주장

18일 서울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수도권 교육청 국정감사에서는 지난여름 재지정 평가로 몸살을 앓았던 자사고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자사고와 외고 등을 일괄 폐지하는 방안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는 의원들의 요청에 “2014년부터 자사고 일괄 폐지를 주장해왔다”며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선 자사고, 외고와 함께 국제중 폐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성훈 인천교육감은 “고교 체제 개편에 대해선 조 교육감과 생각이 같고, 자사고와 외고 일괄 전환은 정부 정책과 궤를 같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50억원을 횡령해 이사장이 구속된 휘문고의 자사고 지위를 (서울교육감이) 직권 취소하면 자사고·외고 일반고 전환 정책에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과학고와 영재고도 자사고·외고와 마찬가지로 설립 목적에 맞지 않게 입시학원으로 전락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영재고에서 수준 높은 수업을 받은 뒤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일종의 ‘먹튀’”라며 “의대 진학을 제한하지는 못하더라도 지원금은 환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교육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일부 학교에 특권을 주고, 우수한 학생들만 따로 모아서 교육하는 것”이라며 “영재고와 과학고까지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사고·외고 일괄 전환 쪽에 힘 실려

자사고와 외고의 일반고 전환 방식은 조 전 장관 딸 대입 특혜 의혹을 계기로 ‘단계적 전환’에서 ‘일괄 전환’ 쪽으로 힘이 실리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최근 “(자사고 일괄 폐지에 대해)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민주당과 정부는 2025년에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등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 전 장관 딸 사태를 계기로 자사고 일괄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조 전 장관 사태는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불법의 문제”라며 “논문과 표창장, 인턴서류를 조작해 불법적으로 학교에 들어간 것과 (자사고·외고 폐지는)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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