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곶자왈에 동물원 조성은 석굴암에 동굴테마파크 만드는 격"
시민단체 "제주 사파리월드 부지서 멸종위기종 7종 발견"
제주 사파리월드 예정 부지에 멸종위기종 7종 이상이 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은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생물다양성 보전과 현대 동물원의 방향' 심포지엄에서 "생명다양성재단 연구팀 등 시민단체가 조사한 결과 사파리월드 사업부지에서 애기뿔쇠똥구리, 물방개, 물장군 등 멸종위기종이 7종 이상 발견됐다"고 밝혔다.

멸종위기종 외에도 조류 34종, 양서파충류 9종, 제주도롱뇽 등 제주 고유종들이 서식한다고 김 사무국장은 전했다.

그는 "그러나 사파리월드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조류 22종, 양서파충류 6종만 발견됐다며 멸종위기종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파리월드 조성사업은 바바쿠트빌리지가 제주 동복리 중산간 99만㎡ 부지에 사파리 동물원과 환경 미술뮤지엄, 숙박시설 등을 조성하려는 사업이다.

김 사무국장은 사파리월드 사업지가 명백히 곶자왈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파리월드 사업지는 선흘곶자왈의 남서쪽 지역인 동백 동산과 1㎞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라며 "개발자들은 곶자왈을 곶자왈이 아니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파리월드를 세우려는 곶자왈은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숲 지대"라며 "곶자왈의 31.9%가 이미 사라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곶자왈은 많은 동식물이 사는 터전"이라며 "곶자왈에 동물원을 만드는 것은 석굴암이 동굴이라며 동굴테마파크를 만드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현정 정의당 전 지속가능한 생채에너지본부장은 "용암이 굳어 만들어진 곶자왈은 물을 통과 시켜 제주도의 지하수를 만들어주는데 이곳을 개발하면 물이 지하로 스며들지 못하고 그냥 흘러내리게 된다"며 "제주의 지하수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