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용원동 뺑소니사고 운전자 CCTV 화면. 피해자 가족 제공
경남 창원시 용원동 뺑소니사고 운전자 CCTV 화면. 피해자 가족 제공
지난달 경남 창원에서 '뺑소니' 사고를 낸 뒤 다음날 비행기로 달아났던 카자흐스탄인이 도피 27일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청은 카자흐스탄 국적 A(20)씨가 14일 오전 7시 50분께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자진 입국했다고 밝혔다.

A(20)씨는 지난달 16일 오후 3시 30분께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초등학생 B군을 승용차로 치고 달아난 혐의(특가법상 도주치상)를 받는다.

A씨는 사고 이튿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해 우즈베키스탄을 거쳐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갔다.

불법체류자인 A씨는 운전면허조차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 수배서를 발부받은 경찰은 카자흐스탄 인터폴을 통해 그의 소재를 파악했다.

경찰은 또 법무부 협조로 카자흐스탄 당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는 한편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관 등을 통해 자진 입국을 설득해왔다.

법무부는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카자흐스탄 정부에 긴급인도구속을 청구했으며, 주카자흐스탄 한국대사관 역시 현지 외교당국을 수차례 방문해 송환을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긴급인도구속 청구는 범죄인 인도에 앞서 현지에서 범죄인의 신병을 구금해달라고 요청하는 조치다.

이에 부담을 느낀 A씨는 카자흐스탄 인터폴에 범죄 사실을 시인하고 자수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자신의 도피를 도운 친누나가 불법체류 등 혐의로 강제 출국 전 출입국당국에서 보호조치 중이란 사실도 영향을 미쳤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청은 카자흐스탄에 호송팀을 급파해 한국 국적기에 탑승한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A씨는 경남 진해경찰서로 신병이 넘겨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주한 카자흐스탄 대사관과 카자흐스탄 인터폴과의 긴밀한 협력이 피의자 송환의 밑바탕이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의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국외 도피 사범 추적 및 검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건이 알려진 것은 B군 아버지 C씨가 "아이가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면서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도움을 청하면서 부터다.

C씨의 글에 따르면, B군은 지난달 16일 오후 3시 30분쯤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

C씨는 "차량 속도가 빨라 백미러에 부딪힌 아이가 붕 떠서 날아가 버렸다"면서 "아들은 급하게 부산대학병원 외상센터로 후송돼 뇌출혈과 복합 두개골 골절, 뇌압 상승으로 두개골을 떼어내는 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