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제 도입 위해 옳은 방향" vs "일반고 신뢰 회복부터"
'2025년 자사고 등 일반고 일괄전환'에 교육계 찬반 엇갈려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고, 국제고를 2025년 3월 한꺼번에 일반고로 바꾸겠다는 정부 계획에 교육계는 "예상된 수순"이란 반응을 내놨다.

다만 찬반은 단체별로 엇갈렸다.

14일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달 18일 당정청 협의회에서 2025년에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적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논의했다.

교육부는 일괄전환을 위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일단 2025학년도에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점을 들어 일괄 전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학생들이 각자 원하는 수업을 골라 듣는 고교학점제는 '고교내신 절대평가'(성취평가)와 함께 시행돼야 하는데 내신 절대평가가 이뤄지면 대학입시에서 자사고 등이 일반고보다 매우 유리한 위치를 점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입시전문가인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려면 고교내신 절대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면서 "내신 절대평가 시 자사고 등이 크게 유리해져 자사고 등을 없애지 않고서는 학점제를 도입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진보성향 교육감들과 교육단체들은 그간 법령을 고쳐 자사고 등을 한꺼번에 일반고로 전환하자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특히 올해 재지정평가(운영성과평가) 때 큰 혼란이 일면서 더는 이번 같은 혼란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일괄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져 왔다.

전경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은 "정부가 일단 방향은 옳게 설정했다"면서 "학점제 전면도입에 앞서 자사고 등이 일반고로 전환되지 않으면 차후에는 수습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원자가 줄면서 자사고 내부에서도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으로 안다"면서 "재정문제 등으로 일반고 전환을 원하는 자사고들이 나오는 현재의 흐름과도 (정부계획이) 맞아떨어진다"고 분석했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정책국장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법령을 개정한 뒤 2025년 일반고로 전환하는 '유예기간'을 뒀다는 점에서 정부계획은 합리적"이라면서 "고교체제를 통한 '교육 다양화'가 아니라 학점제로 각각의 일반고가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해 '상향 평준화'로 가는 계획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반면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자사고 등을 일반고로 전환하기에 앞서 일반고도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증명이 필요하다"면서 "일반고도 다양한 교육이 가능하다고 신뢰를 얻은 뒤 자사고 등을 일반고로 전환한다고 했다면 반대할 사람이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교에서는 대학처럼 학생들이 모든 수업을 선택해서 듣는 수준의 학점제는 실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학점제를 한다 하더라도 선택과목이 일부 늘어나는 정도에 머물 것이라는 우려가 교육 현장에서 나온다"면서 "학점제가 어떤 수준으로 운영될지도 불명확한데 (학점제를 시행한다고) 이미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를 없애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정권이 바뀐다고 고교체제가 바뀌어서는 안 된다"면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4차 산업혁명에 부합하는 인재를 기를 수 있는 방향으로 고교체제를 설계해 이를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자사고·외고·국제고 일괄전환 계획은 당장 올해 고교입시 때부터 자사고 등 인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영덕 대성학원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자사고는 물론이고 외고·국제고도 특기자 전형이 줄면서 떨어지던 선호도가 더 떨어질 것"이라면서 "강남·목동 등 소위 '명문 일반고' 지역 선호 현상이 다시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만기 소장도 "문 닫을 것이 뻔한 학교에 학생들이 지원하겠느냐"면서 "대입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비교과영역을 폐지하는 방안도 교육부가 검토하는 만큼 교과 영역마저 없어진다면 대입에서 자사고가 유리한 점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인기가 큰 폭은 아니더라도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으로는 교육부 계획대로 자사고 등이 2025년에 일반고로 전환된다면 그전 입학생까지는 졸업 때까지 자사고생 신분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근거로 인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자사고·외고가 일반고로 전환되더라도 차별화된 교육과정이나 교사 수준 때문에 해당 지역의 '명문 일반고'로서 명맥을 유지할 수도 있다는 시각에서다.

유성룡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장은 "2025년은 다음 정권 때로, 교육 정책은 늘 대통령이나 정권에 따라 추후에 달라지곤 했다"면서 "지금 초·중학생 학부모 입장에서는 아직 시간은 있지만 나중에 혼란이 있지는 않을지 우려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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