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도로 있는 9천300여곳 중 30.6%…김현아 "교육부 적극 대책 필요"
초중고 2천800여곳, 도로와 보행로 구분 안 돼 통학길 위험
전국 초·중·고등학교 가운데 학교 내 차가 다니는 도로와 학생이 걸어 다니는 보행로가 구분돼있지 않은 곳이 2천80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교육부와 17개 시·도 교육청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초·중·고 1만1천700여곳 가운데 9천335곳이 교내에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가 있었다.

교내에 도로가 있는 학교 중 인도가 따로 설치돼있거나 안전봉 등으로 도로와 보행로가 구분된 곳은 6천474곳(69.4%)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2천861곳(30.6%)은 도로와 보행로가 나뉘어있지 않았다.

도로와 보행로가 구분되지 않은 학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으로 도로가 있는 학교 674곳 중 60.7%(409곳)가 도로와 보행로 구분이 안 돼 있었다.

전남에 이어서는 제주(54.0%·100곳 중 54곳)와 충북(51.2%·463곳 중 237곳), 전북(46.8%·761곳 중 356곳), 강원(42.5%·485곳 중 206곳) 등이 도로와 보행로가 나뉘지 않은 학교 비율이 높았다.

지난 8월 충북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사가 운전하는 차에 학생이 치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학교는 교문 쪽에 도로와 보행로가 구분돼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국정감사 등에서 학교 내 도로와 보행로를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교육부는 3년 후인 2022년까지 모든 학교의 교내도로와 보행로를 분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달 시·도 교육청에 관련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냈다.

다만 교육부는 구체적인 분리계획은 교육청들이 알아서 수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예산도 별도의 지원은 하지 않고 교육부가 각 교육청에 매년 내려보내는 보통교부금 중 교육환경개선비를 활용하게 할 방침이다.

이에 학생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에 교육부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아 의원은 "교내 도로와 보행로 구분은 학생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서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 학생들이 안심하고 통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