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서초동 '최후통첩' 집회 맞서 "조국 구속" 외쳐…경찰 충돌 대비
검찰개혁 및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최후통첩' 촛불집회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조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맞불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사법적폐청산 범국민 시민연대는 12일 검찰 개혁과 조 장관 수호를 주장하며 서초역 사거리에서 '제9차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검찰 개혁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지난달 21일부터 매주 서초동에서 열려온 촛불집회는 이 날을 마지막으로 잠정 중단된다.

'최후 통첩'이라는 이름이 붙은 마지막 집회인 만큼 화력이 더해졌다. 참가자들은 오후 4시 기준 서울중앙지검 앞 반포대로 왕복 8차선을 거의 다 채웠고, '검찰개혁', '우리가 조국이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회를 맡은 방송인 노정렬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제기한 KBS의 인터뷰 유출 의혹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검찰 수사를 받는 사람과 인터뷰한 내용을 검찰에 크로스체크하는 게 맞느냐"며 "국민과 헌법 위에 군림하고 서로 '빨대'를 빨아 국민의 고혈을 빨아먹은 검찰과 언론, 친일 잔당을 국민의 촛불로 태워버리자"고 말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칼럼니스트 황교익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사람이 먼저다'라는 캐치프레이즈가 있었지만, 검찰이 조 장관과 가족에 대해 행하는 행태는 사람이 먼저가 아니다"라며 "대통령이 나서 검찰의 권력 남용을 당장 멈추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최 측은 이번을 끝으로 추후 집회 일정을 잡지는 않았지만 최종적으로 종료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들은 "납득할 만큼의 검찰개혁이 이뤄지지 않거나, 검찰이 저항할 경우 언제든 다시 수백만 명이 촛불을 들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참가 인원수는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기로 했다.
보수단체, 서초동 '최후통첩' 집회 맞서 "조국 구속" 외쳐…경찰 충돌 대비
반면 누에다리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서는 보수집회의 맞불 집회가 2주째 이어졌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서초동 집회 인근에서 시차를 두고 앞서 열렸으며 경찰은 만일의 충돌 사태를 대비해 양측 사이에 철제 펜스를 설치했다.

지난주부터 광화문에서 서초동으로 집회 장소를 옮긴 우리공화당은 낮 12시 30분 서울역에서 1차 집회를 마친 뒤 오후 4시부터 서울성모병원 앞으로 장소를 옮겨 2부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서울 성모병원과 서울지방조달청 사이 반포대로 구간 8차선 도로를 차지하고 '문재인 퇴진'과 '조국 구속' 등을 외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주장하기도 했다.

발언대에 선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문재인 정권과 더불어민주당은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 노릇을 하며 민중 민주주의, 사회주의를 하려는 거짓의 세력"이라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수호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자"고 말했다.


보수 성향 단체 자유연대도 오후 5시부터 서초경찰서 인근에서 '조국 구속, 문재인 퇴진 요구 결사항전 맞불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서초동 누에다리 인근 도로를 차지한 뒤 '조국 구속, 정경심 구속', '법치 수호, 문재인 탄핵' 등의 구호를 외치며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부정 입학 의혹 등을 거론했다. 자유연대 관계자는 1만여명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지지와 반대 집회가 근거리에서 이뤄지는 만큼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서초역 인근에 94개 중대 5000여 명 규모의 경찰력을 투입했다. 더불어 이날 정오부터 오후 10시까지 서초역 주변 집회로 서초대로, 반포대로를 순차적으로 통제하고 있다.

최민지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