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앞두고 지방 이동하려다 예매차편 취소돼 입석으로 바꾸기도
철도노조 파업 첫날…서울역 곳곳 불편 호소(종합)
전국철도노동조합 한시파업 첫날인 11일 서울역에서도 일부 열차가 운행을 중단하는 등 파업 여파에 따른 불편이 빚어졌다.

주말을 앞둔 이날 오후에는 열차를 타고 퇴근하거나 주말 나들이를 떠나는 승객들이 몰린 가운데 일부는 예매한 열차 운행이 취소돼 당황해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오후 대전으로 간다는 임모(67) 씨 부부는 파업 소식을 모르고 왔다가 안내데스크에 급하게 문의해 표를 바꿨다.

이들은 "예매한 오후 5시 15분 KTX 열차가 중지돼 무궁화호 입석밖에 자리가 없다"면서 "서서라도 가야지 어쩌겠냐"고 바삐 발걸음을 돌렸다.

승차권 발매 현황을 알리는 전광판에는 대부분의 열차가 '매진'으로 표시됐다.

열차 운행 감축으로 현장에서 열차표를 예매하려던 승객들은 난감해 했다.

급한 마음에 새치기를 하려던 남성과 그를 제지하려던 직원이 잠시 마찰을 빚기도 했다.

한참 빈 좌석을 찾다 결국 열차표 자동발매기에서 입석 표를 결제하고 돌아서는 이용객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날 오전부터 역사 내 전광판에는 '파업으로 일부 열차 운행이 중지된다'는 내용이 공지됐고, 같은 내용의 안내도 수시로 방송됐다.

승차권 발급 창구에는 평소보다 줄이 길었고, 교통약자 우선창구에서는 파업 소식을 인터넷이나 문자 안내로 접하지 못한 노년층 승객들이 승차권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오늘 하루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 열차 120대 중 29대가 취소돼 운행률이 77%다.

일반열차 운행률은 76%로 70대 중 16대가 취소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대한 상황 안내를 하고 있는데 아직 (운행중지 열차표를) 취소하지 못한 분이 있다"며 "나중에라도 다 환불은 해 드린다"고 했다.

코레일과 공동 운영하는 1·3·4호선에서도 철도노조 파업으로 운행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다만 파업 여파로 열차 지연이 다소 심할 것으로 예상됐던 서울 지하철 1호선 승객들은 평소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퇴근 시간대인 오후 5시께 1호선 서울역 승강장에서 만난 박모(44) 씨는 "(1호선은) 평소에도 지연이 잦다"며 파업 상황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종각역에서 인천행 열차를 기다리던 직장인 조모(34) 씨도 "뉴스에서 파업 소식을 봤다"며 "퇴근길이 좀 더 걸릴 것 같았는데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철도노조는 ▲ 총인건비 정상화 ▲ 노동시간 단축과 철도안전을 위해 2020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한 4조 2교대 근무 형태 도입을 위한 안전인력 충원 ▲ 생명안전업무 정규직화와 자회사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며 11일 오전 9시부터 14일 오전 9시까지 72시간 시한부 파업에 들어갔다.

코레일은 홈페이지(www.letskorail.com),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코레일톡' 등을 통해 파업 기간 열차 이용에 관한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