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원영 교수 "복직하면 좋겠다…종교 제자리 잡는 계기 됐으면"
'불당 훼손' 대신 사과했다고 신학교수 파면…2심도 "파면 취소"

불당을 훼손한 기독교 신자의 행동을 대신 사과하고 복구 비용을 모금했다는 이유로 파면당한 신학대 교수가 학교를 상대로 파면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의 2심에서도 이겼다.

서울고법 민사15부(이동근 부장판사)는 11일 손원영 교수가 "파면을 취소하고, 파면 시점부터 복직할 때까지의 임금을 지급하라"며 서울기독대를 상대로 낸 파면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학교 측이 손 교수에게 한 2017년 2월 20일 파면 처분이 무효임을 (1심과 같이) 확인한다"고 밝혔다.

2심에서 손 교수는 1심에서 인정된 임금 부분에 더해 이자에 대한 비용 지급도 요구했고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였다.

서울기독대학교 신학과에 재직 중이던 손 교수는 2016년 1월 경북 김천 개운사에서 개신교 신자인 60대 남성이 불당의 불상과 법구(불교의식에 쓰는 기구)를 훼손한 사실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개신교계를 대신해 사과하고 불당 복구를 위해 모금에 나섰다.

서울기독대 교단인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는 2016년 4월 학교에 공문을 보내 손 교수의 신앙을 조사하도록 했고, 학교는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듬해 손 교수를 파면했다.

서울기독대는 '그리스도교회협의회 신앙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 언행'과 '약속한 사항에 대한 불이행 등 성실성 위반' 등을 파면 이유로 들었다.

이에 손 교수는 사실상 불당 훼손 사건을 계기로 부당하게 징계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2017년 6월 소송을 냈다.

손 교수는 이날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학교 측에서 2심 판결에 대해 수용하고 복직을 하면 좋겠지만 학교 측 입장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한국 사회에서 종교가 제자리를 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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