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준비한 중소기업들
"제안서 무용지물" 분노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나라장터에 올린 용역 입찰을 마감 당일 일방적으로 취소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응찰을 준비해온 중소기업들은 제안서 준비에 수천만원을 쓰고도 공사로부터 취소에 대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9일 나라장터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8월 21일 ‘탑승동 전통문화존 기획 및 조성 용역’이라는 제목의 용역 입찰공고를 올리고 9월 30일~10월 1일 전자입찰을 받는다고 고시했다. 이 프로젝트를 준비해온 입찰자들은 9월 30일 공사의 전자입찰시스템에 접속해 응찰을 시도했지만 ‘입찰취소’ 게시물만 확인했을 뿐이다. 입찰자들은 “공사의 갑질행위로 한 달 이상 고생해 만든 제안서가 무용지물이 됐다”며 반발했다. 전시기획업체의 A씨는 “20여 명의 직원이 추석연휴도 쉬지 않고 5주 동안 150장이 넘는 제안서를 만들었다”며 “제안서가 완성된 입찰 등록일에 용역 취소 결정을 공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개했다.

공사가 발주한 ‘탑승동 전통문화존 조성 용역’은 탑승동 3층에 전통문화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17억700만원이다. 공사 측은 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입찰을 연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통문화존을 설치하려는 탑승동 공간(550㎡)은 현재 한국면세점협회가 면세점 물품 인도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면세점협회와 임대장소 반납 협상이 아직 끝나지 않아서 낙찰자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공사 관계자는 “중대한 정책변경 등 사유로 사업을 계속할 수 없을 경우 낙찰자 결정 전까지 입찰을 취소할 수 있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내년 초 입찰공고를 다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달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매년 4만 건의 계약 중 1800건 정도가 정정 또는 취소됐다.

인천=강준완/유재혁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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