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자원봉사센터는 한글창제 573주년을 기념해 10월 한 달 동안 '조그만 태극기 붙이기' 캠페인을 전개한다.이 캠페인은 가로 7cm, 세로 10cm의 작은 태극기 스티커를 집 앞 도로명 주소 위, 현관 앞, 책상 등에 부착하여 태극기 게양에 보다 쉽게 동참하고, 국경일 외에도 일상에서 태극기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운동이다.참여를 원하는 시민 누구나 ‘V세상’ 홈페이지에서 활동 신청을 통해 태극기 스티커를 우편으로 수령할 수 있으며, 부착 인증사진과 함께 한글날을 맞이하여 ‘아름다운 우리말 사용’에 대한 다짐을 후기로 작성하면 된다.이번 캠페인은 시민들에게 한글날이 우리나라 5대 국경일(△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로 태극기를 게양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한글날에 담긴 공동체적 가치를 기억하자는 의도로 전개된다.시민들은 캠페인 페이지에서 ‘독립운동의 힘, 한글’을 주제로 한 카드뉴스와 영상을 통해 한글날의 유래와 ‘조선어학회’ 독립운동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는 이들의 독립운동정신(공익성, 자발성, 무보수성)을 이어받아 오늘날 자원봉사의 가치를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조그만 태극기 붙이기’ 캠페인은 V세상 플랫폼에서 삼일절, 광복절에 이어 세 번째이자 올해 마지막 캠페인으로 진행된다. 이 캠페인은 광운대 공공소통 연구소 LOUD(소장 : 이종혁)를 통해 처음 시작됐으며, 올해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여 서울시자원봉사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캠페인으로 확대됐다.삼일절에는 시청광장에서 캠페인 부스를 운영하여 약 4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하여 많은 관심과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시민들은 “아이들과 태극기를 게양하는데 특정한 날이 아니라 늘 함께할 수 있어 흐뭇하다”, “자녀들이 태극기를 일상에서 보며 나라와 한국인으로서 자신을 생각하며 자라기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광복절에는 ‘MBC 기억록’과 연계하여 독립투사에 대한 영상을 시청하고 이들이 보여주었던 자원봉사의 정신을 기억하는 활동으로 진행됐다. 시민들은 “잘 알지 못했던 독립투사 분들을 알게 됐다”, “우리의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전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안승화 센터장은 “우리나라 5대 국경일에는 태극기를 게양하여 기념하지만 한글날에는 특히 태극기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 같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한글날이 갖는 중요성과 가치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진경 키즈맘 기자 ljk-8090@kizmom.com
“제자들 중 한 명이 영국에 유학할 때 장학금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적이 있다. 내막을 알고 보니 한국에서 살던 집 주소가 문제가 됐다고 하더라. 아파트 이름에 ‘캐슬(castle)’이 들어가 있었는데, 학교에서는 이렇게 ‘넉넉한’ 집안의 학생에게까지 장학금을 줄 수 없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었다.” 외솔회 회장을 지낸 최기호 전 상명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한 어문 관련 세미나에서 소개한 사연이다.잘못 알려진 상식 많아우리말 실태와 국어정책의 방향에 대한 발언 중 나온 얘기다. 외래어가 남용되고 있다는 지적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요즘은 아예 영문자가 우리 글자(한글)를 대체하는 일도 흔하다. 일상생활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책을 훼손하는 당신, 인격도 Out!’ 한 도서관 1층에 내걸린 현수막 구호다. 굳이 쓰지 않아도 될 데까지 이미 파고들어와 있다.오는 9일은 573돌 맞는 한글날이다. 요즘은 우리말과 한글에 대한 인식과 자부심이 커졌지만 한편으론 잘못 알려진 상식도 꽤 있는 것 같다. 흔히들 ‘한글이 곧 우리말’인 줄로 알고 있는 게 그중 하나다. 우리말은 ‘우리나라 사람의 말’이다. ‘입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글은 그 말을 적기 위한 ‘우리 고유의 글자’를 말한다. 문자로 나타낸 말을 입말에 상대해 ‘글말’이라고 한다. 훈민정음 서문의 “나랏 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자와로 서르 사맛디 아니할쎄…”에 답이 있다. 우리말이 중국말과 다른데, 당시 글자는 한자뿐이 없어 우리말을 옮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세종대왕이 새로 만든 글자가 훈민정음(지금의 한글)인 것이다. 간혹 순우리말에 이끌려 ‘순한글’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는데, 이런 말은 없으니 쓰지 말아야 한다.유네스코 기록 유산은 한글 아닌 ‘훈민정음 해례본’우리말은 순우리말, 외래어(한자어 포함), 귀화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순우리말은 하늘, 땅, 얼굴 등 원래부터 있던 말이다. 고유어 또는 토박이말이라고도 한다. 한자어는 중국의 한자에서 온 말이다. 우리말의 50~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래어는 외국에서 들어온 말로, 버스 컴퓨터 피아노 등 국어에서 널리 쓰이는 단어를 말한다. 따로 대체할 말이 없어 우리말 속에 뿌리를 내린 것들이다. 그런 점에서 스쿨이나 밀크 같은 외국어와 구별된다. 흔히 ‘외래어 남용’이라 할 때의 외래어는 정확히는 외국어를 뜻하는 것이다. 귀화어란 외래어 중에서도 오랜 세월 우리말 속에 녹아들어 외래어란 느낌조차 없는 말이다. 빵(←po·포르투갈), 붓(←筆·중국), 담배(←tabaco포르투갈), 김치(←沈菜·중국), 구두(←kutsu[靴]·일본) 같은 게 그런 사례다.“한글은 유네스코 등록 세계기록유산”이란 것도 비교적 널리 퍼진 오해 중 하나다. 한글, 즉 우리 글자가 등록된 게 아니라 <훈민정음 해례본>이란 책이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훈민정음’이라 할 때는 두 가지를 말한다. 세종대왕이 1443년에 고유 글자인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1446년에 반포했다. 이와 함께 그 해에 ‘훈민정음 해례본’을 간행했다. 해례본은 훈민정음을 만든 목적과 사용법, 창제 원리 등을 설명한 일종의 해설서다. 이 해례본이 1940년 경북 안동에서 발견돼 비로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997년 유네스코에서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것은 이 <훈민정음 해례본>이다. 훈민정음이 곧 한글이다 보니 사람들이 한글이 유네스코 기록유산으로 지정된 것으로 잘못 알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