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경찰, 브레인스토밍 기법 이어 미제사건 수사 분석 회의 개최
동해 학습지 여교사·춘천 식당주인 피살…미제사건 퍼즐 맞출까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 이춘재(56)씨의 자백으로 경기·충청지역 강력미제사건 수사에 활기가 띠면서 강원도 내 미제사건의 조각난 퍼즐도 맞출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강원지방경찰청은 8일 도내 장기 미제 살인사건 14건 중 집중 수사 중인 4건에 대한 분석 회의를 했다.

도내에서 2001년 이후 장기 미제로 남은 살인사건은 모두 16건이다.

이 중 2007년 화천 70대 노파 피살사건과 2003년 원주 맥심다방 여주인 피살사건 등 2건은 각 DNA 분석과 쪽지문 재감정으로 유력 용의자를 특정해 사실상 해결됐다.

2005년 강릉 60대 노파 피살사건은 '1㎝의 쪽지문' 재감정을 통해 유력 용의자를 검거해 법정에 세웠으나 1, 2심에서 증거 부족으로 무죄 석방되면서 다시 원점이 됐다.

경찰은 남은 14건 중 2004년 영월 모 영농조합 살인사건, 2004년 삼척 근덕면 노파 피살사건, 2006년 동해 학습지 여교사 피살사건, 2007년 춘천 30대 식당 주인 피살 사건 등 4건을 집중적으로 수사해왔다.

동해 학습지 여교사·춘천 식당주인 피살…미제사건 퍼즐 맞출까
우선 경찰은 13년 전인 2006년 3월 동해시 심곡동 약천마을에서 발생한 '20대 학습지 여교사 피살사건'의 증거물인 DNA 분석·대조에 실낱같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른바 '우물 속 여인' 사건으로 알려진 이 사건 피해자 김모(당시 24세)씨는 그해 3월 8일 오후 9시 30분께 학습지 가정 방문 교육을 마치고 귀가 중 실종됐다.

이후 김씨는 일주일 뒤 약천마을의 한 우물 안에서 알몸 시신으로 발견됐다.

당시 김씨의 마티즈 승용차 뒷좌석에서 범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DNA가 발견됨에 따라 경찰은 2017년부터 재감정을 의뢰하고 대조군을 찾고 있다.

그러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춘재씨를 특정한 것처럼 수형자 DNA 데이터베이스(DB)를 확인했으나, 현재까지 대조군이 나타나지 않아 용의자 특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은 DNA 분석과 대조 작업을 통해 언젠가는 유력 용의자가 특정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사건은 도내 장기 미제 살인사건으로는 처음으로 '브레인스토밍' 기법을 도입해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미제 사건 전담수사팀, 당시 수사팀, 프로파일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분석관 등 20여 명이 참여해 난상토론을 벌였다.

동해 학습지 여교사·춘천 식당주인 피살…미제사건 퍼즐 맞출까
이와 함께 2004년 8월 9일 영월군 모 영농조합 사무실에서 발견된 40대 피살사건도 15년째 미궁이다.

이 사건은 2011년 11월 강원지방청에 미제사건 수사팀이 신설된 이후 가장 먼저 심혈을 기울인 사건이어서 범인을 검거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고비 때마다 핵심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

2004년 10월 3일 삼척 근덕면 70대 노파 피살사건은 '부러진 칼' 등의 증거가 범인을 추적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

2007년 5월 22일 춘천 30대 식당 주인 피살사건도 12년째 미궁이다.

당시 식당 주인 김모씨는 누군가에 의해 쇠파이프로 추정되는 둔기로 머리와 얼굴을 집중적으로 가격당해 숨진 채로 발견됐다.

당시 수사력을 총동원한 경찰은 사건 초기 40대 2명을 유력 용의자로 체포했으나, 정황 증거만 있고 핵심 증거가 없어 '증거불충분'으로 석방했다.

경찰은 "과학수사 기법의 발전으로 증거물에서 확보한 DNA로 용의자를 특정할 수 있게 된 만큼 범인은 언젠가 검거된다"며 "당시 사건 현장이나 주변 인물 중 이상한 점이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신고하면 미세사건 수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