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산토리니를 떠올리게 하는 전남 신안군 대기점도 선착장의 ‘마태오의 집’.  /임동률 기자
그리스 산토리니를 떠올리게 하는 전남 신안군 대기점도 선착장의 ‘마태오의 집’. /임동률 기자
전남 신안군에 예배당을 주제로 한 건축 미술 작품이 들어선다. 6~15㎡ 남짓 크기에 다양한 모습을 갖춘 작은 예배당들은 12㎞ 길이의 길목마다 지어져 관광코스로 활용된다.

신안군은 오는 11월 중순까지 기점·소악도에 40억원을 들여 ‘기적의 순례길’을 조성한다고 7일 발표했다. 순례길 사업은 2017년 기점·소악도가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으로 지정되면서 시작됐다. 군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며 “100여 명의 섬 주민 대부분(80%)이 개신교 신자여서 섬 여행 길의 포인트를 예배당으로 잡았다”고 소개했다.

기점·소악도는 네 개의 노둣길(갯벌에 돌을 던져 섬과 섬을 이은 길)로 이어진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을 통칭해서 말한다. 신안 송공항과 뱃길로 1시간10분 거리인 대기점도 선착장 ‘마태오의 집’을 시작으로 도보로 편도 세 시간이 걸리는 12㎞의 순례길에는 1㎞에 한 개씩 열두 곳의 작은 예배당이 지어진다. 김강, 손민아 등 국내 작가와 장미셸 후비오, 브루노 프루네 등 유럽 작가 등 11명이 참여했다.

섬마을에서 쓰던 절구를 거꾸로 매달아 종을 만들고, 뻘밭에서 돌을 주워와 벽을 쌓는 등 지역에서 나는 소재를 활용했다. 이탈리아에서 가져온 타일 등 조그만 섬에서 볼 수 없는 이색적인 소재도 쓰였다. 프랑스 산악지대의 성당이 연상되는 ‘안드레아의 집’, 뾰족한 네 개의 지붕을 이은 ‘유다 타대오의 집’ 등 다섯 곳은 완공됐다. 순례길이 끝나는 지점에는 게스트하우스, 마을식당도 들어선다. 군은 주민 소득사업으로 연계할 계획이다.

신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