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측 대리 소형 로펌 일감↑
사측 대리 대형 로펌도 분주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의 주요 먹거리로 ‘노동’이 뜨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주 52시간 근로제 확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등 근로자의 권리 의식이 높아지며 서초동을 찾는 발걸음이 잦아져서다. 기업들도 위험 요소를 미리 제거하기 위해 상시 조언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주로 사용자 측에 조언을 하는 대형 로펌 변호사들은 물론 근로자나 노조 측을 대리하는 소형 법률사무소와 개인 변호사들도 몸집을 불리는 모양새다.
지난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자 경기 수원시 고용노동부 경기고용노동지청 민원실에 마련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센터’에서 민원인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한경DB

지난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자 경기 수원시 고용노동부 경기고용노동지청 민원실에 마련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센터’에서 민원인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한경DB

민주노총·민변 출신 전문가 상한가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법률원은 올해 들어 변호사와 노무사 등 노동 분야 전문가를 20명 가까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 들어 일감이 늘어 처리하는 사건이 연간 1000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 52시간·괴롭힘 금지法 시행…로펌으로 몰려가는 노·사

그밖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중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법무법인 시민·지향 등 노동에 특화돼 근로자 측을 주로 대리하는 곳들의 움직임이 바쁜 것으로 전해진다. 김기덕 새날 변호사는 전국금속산업연맹 법률원장 출신으로 첫 성과연봉제 무효 판결을 받아낸 것으로 유명하다. 법무법인 시민은 김선수 대법관을 배출한 로펌으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 변호사들이 주축이다.

노동 사건이 ‘돈’이 되는 이유는 후속 사건이 줄줄이 따라와서다. 통상임금 소급 청구, 택시회사 소정 근로시간 단축 무효 확인 청구 등 개별 근로자 1~2명의 사건을 한 번 수임하면 같은 사업장 근로자나 비슷한 유형의 사건을 처리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는 설명이다. 근로자의 권리 의식이 높아지며 퇴사 전에 개인 변호사나 노무사 사무실을 찾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한 소형 로펌의 대표 변호사는 “노동 사건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나 노무사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 52시간·괴롭힘 금지法 시행…로펌으로 몰려가는 노·사

김앤장 노동 전문인력 120명

기업 측을 주로 대리하는 대형 로펌도 자문 수요가 늘자 노동팀 전열을 정비 중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인사·노무 전문 인력은 12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태평양 인사노무그룹 인원은 약 40명이다. 법무법인 광장은 고문 2명, 국내 변호사 24명, 미국 변호사 3명, 노무사 1명 등 총 30명이다. 한 대형 로펌 노동팀 변호사는 “이전에는 노사 분쟁이 터진 뒤 자문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요즘은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식’으로 분쟁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미리 자문하러 찾아오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근로자성 인정’과 관련한 분쟁도 인사·노무 분야에서 뜨는 이슈다. 태평양 인사노무그룹장을 맡은 이욱래 변호사는 “학습지 교사, 수리 기사 등과 같이 회사와 위촉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들이 직접 고용된 근로자라고 주장하면서 회사를 상대로 퇴직금 소송을 제기하거나 노조를 설립해 교섭을 요구하는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연수/박종서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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