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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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한 이모(56)씨가 이 사건과 관련해 그동안 세 차례 용의선상에 올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건현장의 족적 크기 및 혈액형이 달라 제외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화성연쇄살인사건 전담수사본부는 유력 용의자로 이씨를 특정한 지 일주일만인 26일 이 사건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발표했다.

반기수 수사본부장은 “경찰은 1986년 8월 화성 인근에서 발생한 다른 성폭행 사건의 용의자가 화성사건의 범인이라는 주민 제보가 접수돼 처음 이 씨에 대한 조사에 나선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성폭행 사건으로 2회 경찰 조사를 받았으나 성폭행사건 현장의 족적이 242㎜로 크기와 혈액형이 이 씨와 달랐고 알리바이도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씨의 혈액형은 O형이지만 당시 사건 때는 B형으로 기록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어 태안읍 진안리 야산에서 29세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6차 사건 때도 용의선상에 올랐다. 이때는 비가 많이 와서 족적의 크기가 실제보다 축소됐을 것으로 보고 255㎜로 추정해 수사했지만 증거불충분과 알리바이를 증명하지 못해 역시 수사 선상에서 제외됐다.

경찰이 이 씨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특정한 것은 10대 피해자가 발생한 9차 사건에서 용의자의 정액으로 추정되는 물질이 피해자의 옷에서 검출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 25일까지 5회에 걸쳐 이 씨를 대면 수사했다. 혐의 인정 여부는 수사 사항으로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씨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당시 목격자들의 소재 파악에 나선 가운데 법최면 전문가 2명을 투입했다. 이는 1986년 최초 사건 후 33년이 지난 시점에서 목격자들의 당시 기억을 되살리고 회상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목격자들은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7차 사건 당시 용의자와 마주쳐 수배전단 작성에 참여했던 버스 안내양과 9차 사건 당시 피해자인 김모(14) 양과 용의자로 추정되는 양복차림의 20대 남성이 대화하는 모습을 목격한 전모(당시 41세) 씨 등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수사범위를 이 씨가 군대에서 전역한 1986년부터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검거된 1994년 1월까지 화성, 수원 그리고 청주 등 3개 지역에서 발생한 유사범죄들로 확대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부산교도소 측의 협조를 받아 용의자 이 씨에게 수사진행 상황이 알려질 수 있는 신문 보도 및 TV 시청을 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이 씨를 가까운 곳으로 이감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필요하면 하겠다”는 답변을 할 뿐 정확한 시기 등에 대해 함구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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