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재능대 글로벌호텔외식조리과를 졸업한 김병조 씨(22)는 올초 오래전부터 품고 있던 해외 취업의 꿈을 이뤘다. 김씨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채용전제형 해외 현장실습 프로그램 덕을 톡톡히 봤다. 영어가 약했던 김씨에게 실전 영어회화 수업 등으로 구성된 출국 전 사전교육은 많은 도움이 됐다. 현지에서는 같은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통해 5년 전 취업에 성공한 선배가 큰 힘이 됐다. 김씨는 1개월간 진행된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무사히 마치고 호주의 한 일식당에서 정식 조리사로 근무하고 있다.

세계화 시대를 선도하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전문대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학생들의 해외 취업 알선은 물론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한 캠퍼스 글로벌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박영대 대구보건대 치기공과 교수(왼쪽 두 번째)가 인도네시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보건대 제공
박영대 대구보건대 치기공과 교수(왼쪽 두 번째)가 인도네시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현장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보건대 제공
전문대 외국인 유학생 매년 늘어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문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 수는 1만1484명으로 집계됐다. 2년 전(6163명)과 비교해 86.3% 늘어났다. 학생들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도 캠퍼스 안에서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며 글로벌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선 결과다.

아주자동차대는 2017년부터 핀란드의 자동차 직업학교에서 학생을 선발해 자동차 전문기술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연수에 참가한 핀란드 학생들은 전기자동차 이론과 기술, 디자인, 제작 과정 등을 교육받는다. 자동차산업이 움트고 있는 베트남과 태국, 우즈베키스탄 등에서도 선진 기술을 배우기 위해 아주자동차대를 찾는 학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동아방송예술대는 ‘방송예술분야 글로벌 톱대학’을 목표로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등 세계 43개 대학, 40여 개 기관과 학사 교류 및 산학협력 협약을 맺었다. 이 대학은 교환학생, 어학연수, 해외 현장실습 및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적극적으로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하고 있다.

'글로벌 캠퍼스'로 거듭난 전문대…외국인 유학생 2년 새 86%↑
해외 취업 알선은 물론 사후 관리까지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 학생들의 해외 취업을 적극적으로 돕는 전문대도 늘어나고 있다. 동원대는 ‘글로벌 정보기술(IT) 융합과정’을 마련해 일본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어와 IT 관련 전공 교육, 일본의 기업 문화를 익히는 과정 등으로 구성돼 있다. 동원대 관계자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IT 융합과정을 이수한 학생 중 64%가 일본 취업에 성공했다”며 “매년 해외 취업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인천재능대는 최근 3년간 170명의 졸업생을 해외에 취업시켰다. 인천재능대 관계자는 “철저한 사전 준비와 사후 관리 프로그램이 높은 해외 취업률의 비결”이라고 했다. 인천재능대는 학생들의 해외 취업을 위해 4단계 ‘글로벌 엘리트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어학 교육-사전 해외 직무교육-해외 현장실습-해외 취업 지원’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지원으로 취업 알선은 물론 취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학생들을 관리하고 있다.

교육부도 전문대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05년부터 시작한 ‘전문대 글로벌 현장학습’ 사업은 대학생들에게 한 학기(4~6개월) 동안 전공과 연계된 해외 현장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 학생은 해외 현장실습 참여에 필요한 항공료와 연수비 등을 지원받는다. 2017년 기준 이 현장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취업한 학생 중 해외 취업에 성공한 비율은 19.9%에 달했다. 2015년(6.6%) 이후 해외 취업자 비율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류 열풍 타고 교육과정 수출도 활발

한류 열풍을 타고 교육과정을 수출하는 전문대도 늘어나고 있다. 대구보건대는 지난해 해외 맞춤식 케이웨딩(K-Wedding), 케이푸드(K-Food), 케이덴탈(K-Dental) 등 세 가지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동남아시아와 중국 대학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필리핀 앙헬레스대 학생 47명과 교수 3명 등 50명이 ‘케이푸드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필리핀 현지에서 온라인 수업을 이수하고 한국을 찾은 이들은 한식 조리법을 배우고 한국 문화를 탐방했다.

원광보건대는 2013년 몽골 아치의과대와 의무행정학과 공동 교육과정 개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원광보건대는 아치의과대에 의료정보화 실습실을 구축하고, 현장 직무중심 교육과정 구축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는 등 몽골 보건의료분야 고등직업교육 선진화 체계를 마련하는 데노력하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