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진실 연세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교실 교수(사진)가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간암학회 학술대회에서 회장에 취임했다. 임기는 2년. 이 학회는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병리학과 등의 전문가들이 모여 간암 치료법과 효과적 약제를 개발하기 위한 단체다. 성 교수는 대한간암학회장, 대한방사선생명과학회장 등을 지냈다.
“많은 사람이 유유제약을 작지만 빛나는 다이아몬드 같은 기업으로 기억해줬으면 합니다.”유승필 유유제약 회장(사진)이 23일 자서전 <아이러브 유유>를 출간했다. 유 회장은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유유제약의 역사뿐만 아니라 교수가 꿈이었지만 운명처럼 가업을 받아들인 기업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았다. 유 회장은 “제 나이를 감안하면 자서전 제목이 다소 파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며 “지난 30년간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회사에 투입했고 유유제약을 사랑하고 아끼는 표현의 한 방법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유유제약은 1941년 유 회장의 아버지인 유특한 회장이 가난과 질병으로부터 고통당하는 국민을 위해 좋은 약을 개발하자는 일념으로 세운 회사다. 유유제약은 6·25전쟁 이후 늘어난 결핵 환자를 위한 ‘유파스짓’을 시작으로 비타민제의 원조 ‘유비타’, 시지 않고 맛있는 비타민 ‘유판씨’, 종합영양제 ‘비나폴로’, 골다공증 치료제 ‘맥스마빌’ 등을 개발했다.유 회장은 어렵게 공부해 미국 대학교수가 됐지만 회사가 어렵다는 편지를 받고 미련 없이 모든 것을 버리고 한국으로 돌아와 가업을 이어받았다.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인 경영학 박사 1호이기도 하다. 미국 오하이오주 하이델버그 칼리지에서 수학과 경제학을 공부했고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서 재정학 석사, 국제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그는 이 책에서 큰아버지인 유한양행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도움으로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고 17세에 홀로 미국 유학길에 오른 사연과 16개월 만에 재정학 석사 학위를 받은 이야기 등을 풀어놨다. 1987년부터 유유제약을 이끌면서 김중업건축박물관이 된 안양공장을 안양시에 매각한 일부터 16년간 주말마다 아버지에게 따로 경영 수업을 받은 일화 등 2세 경영자의 고뇌와 삶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자세히 적었다.유 회장은 “지난 30년간 항상 유유제약의 생존과 발전이라는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일했다”며 “기업 외형을 더 키우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생존의 위협을 받은 시절을 겪으면서 무작정 규모를 늘리기보다는 다이아몬드 같이 내실 있는 기업을 만드는 방향으로 경영을 해왔다”고 회고했다.그는 “후대 사람들에게 유유제약 역사를 알리고,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출판 작업에 임했다”며 “보관하고 있던 당시 문건과 언론보도 등 객관적 자료를 통해 과장 없이 기록하려고 애썼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유유제약이 100년, 200년 영속하면서 외형적 성장까지 겸하는 과제는 다음 세대들이 이뤄주길 부탁한다”고도 했다.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동물 구충제가 말기암 환자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자 보건당국이 차단에 나섰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23일 “강아지 구충제 주성분인 펜벤다졸은 사람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며 “암 환자는 항암제로 허가받지 않은 펜벤다졸을 절대 복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식약처가 이런 발표를 한 것은 해외는 물론 국내 암환자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동물 구충제를 먹고 말기암이 나았다는 환자 영상이 빠르게 퍼졌기 때문이다. 개 고양이 등 동물용 구충제에 든 펜벤다졸 성분이 비소세포폐암, 림프종, 췌장암, 직장암 등을 치료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다.대한약사회는 일선 약사들에게 공문을 보내 “펜벤다졸을 암 치료 목적으로 쓰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대업 대한약사회장은 “말기암 환자들의 심정은 이해되지만 섣부른 복용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했다.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개발한 셀트리온이 또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지난 20일 ‘램시마SC’가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의 판매 승인 권고를 받으면서다. 램시마SC는 인플릭시맙 성분의 약물 중 유일한 피하 주사 제형이다. 염증성 장 질환, 류머티즘 관절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세상에 없던 의약품이기 때문에 미국 일본에서는 신약으로 인정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복제하던 셀트리온이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전 드라마’를 썼다는 평가가 나온다.램시마SC는 바이오시밀러 회사가 오리지널 제품을 개발한 첫 사례다.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를 개발한 존슨앤드존슨도 정맥 주사로 투여하는 인플릭시맙을 피하 주사 형태로 바꾸는 데 실패했다. 글로벌 제약사도 해내지 못한 SC 제형을 셀트리온이 개발하자 업계가 놀란 이유다. 개량 신약인 바이오베터의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확립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램시마SC는 EMA 승인 과정에서 바이오시밀러와 다른 ‘확장 신청’ 절차를 밟았다. 그 결과 임상과 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었다. 램시마SC는 지난해 11월 EMA에 시판 허가를 신청한 지 10개월 만에 CHMP로부터 판매 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올해 말부터 유럽에 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제형 변경과 성능 개선을 통해 바이오시밀러를 바이오베터 형식으로 한 단계 진화시켜 상품성을 입증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셀트리온은 램시마SC를 통해 처음으로 특허 주도권을 쥐게 됐다. 그동안 오리지널의 특허 만료 시기에 맞춰 제품을 개발했지만 램시마SC부터는 경쟁 제품의 출시 시기까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됐다. 오리지널 개발사를 상대로 반격에 나설 수 있게 된 셈이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의 제형 개발과 생산, 투여법 등 이중 특허를 출원해 20년간 진입 장벽을 세웠다. 개발 단계부터 선제적으로 130여 개국에 특허를 냈다. 경쟁사가 램시마SC의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려면 2038년에야 가능하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자체 개발한 생산 공정과 개발에 대해 특허를 촘촘히 걸어 놓았다”며 “경쟁사들은 당분간 인플릭시맙 SC제형을 개발할 수 없어 시장을 독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글로벌 제약업계는 램시마SC의 출시 시기와 가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매출 1위 바이오의약품인 휴미라보다 램시마SC 가격을 높게 책정할 예정이다. 휴미라, 엔브렐 등 오리지널 제품은 바이오시밀러 등장으로 가격이 떨어진 상태인 데다 휴미라, 엔브렐의 SC 제품과 비교해 승산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셀트리온은 레미케이드, 휴미라, 엔브렐 등 3개 제품이 장악한 전 세계 45조원 규모의 TNF-알파 억제제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램시마SC가 정맥 주사보다 효과가 빠르고 2주에 1회 자가 주사하는 방식이어서 투여가 편리하다는 점에서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가 10조원가량의 신규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플릭시맙의 치료 효과에 만족하면서도 제형의 편의성 때문에 휴미라와 엔브렐을 사용해온 환자, 내성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 등을 공략할 계획이다.셀트리온은 유럽 국가 중 독일부터 출시한다. 램시마SC부터는 셀트리온이 직접 판매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램시마SC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셀트리온의 핵심 전략 제품”이라며 “개발·생산·판매를 아우르는 종합제약사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