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민변 토론회…"대법원 인적구성 다양화는 긍정적"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2년…"사법개혁 큰 진척 없어"
이달 26일 취임 2주년을 맞는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하에서 기대했던 사법개혁에 큰 진척이 없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3일 오후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공동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2년, 사법개혁 어디까지 왔나' 토론회 발제 자료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한 교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 자행된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나름의 비판적 인식을 바탕으로 현재 김명수 대법원장 체제 출범 2년을 맞았다"며 "촛불 이후 제왕적 대법원장 체제 해소와 사법 독립성, 민주성 실현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대법원장 체제는 이런 전망과 요청, 당위에 대해 별다른 응답을 내놓지 않는다"며 "법원행정처는 여전히 강대하며, 그에 소속된 법관들은 사법농단 사태가 벌어지고 있던 그 당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업무를, 크게 다르지 않은 행태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적 사법개혁 절차는 아예 건드리지도 못하고 있다"며 지난 2년간 김 대법원장 체제 아래 사법개혁 성과를 두고 '연목구어'(緣木求魚·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굳이 하려 함)로 평했다.

김지미 변호사(민변 사법위원장)는 "김 대법원장이 취임 1주년 기념사에서 '조만간 마련하겠다'던 개혁기구는 1년이 지나도록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며 "상고심 제도 개선은 학회들과 '깜깜이' 간담회를 하고 나머지 개혁 과제들도 감감무소식"이라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개혁의 골든 타임이 지나가고 있다"며 "김 대법원장은 취임 2주년 기념사에서 1년 전 밝혔던 많은 약속이 왜 지켜지지 않았는지 반드시 설명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법원 인적 구성이 다양해졌다는 점에는 긍정적 평가가 있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는 "김 대법원장 체제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여성 대법관 수가 많은 편이고, 대법관 임명에 이른바 '서오정'(서울대·50대·남자)의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점은 대법원 인적 구성의 다양화라는 측면에서 혁명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인적 구성의 변화가 긍정적인 것은 대법관 출신 배경의 다양화가 판결 성향에 있어 '보수와 진보 간의 수적 균형'으로 이어지고 실제 판결들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