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현대자동차경영관에서 열린 GS샵의 런치 채용설명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수제버거를 먹으며 구직 상담을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지난 17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현대자동차경영관에서 열린 GS샵의 런치 채용설명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수제버거를 먹으며 구직 상담을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햄버거 하나씩 받아가세요.”

지난 17일 낮 12시30분 서울 안암동 고려대 현대자동차경영관 지하 3층 로비.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인 GS샵은 이날 ‘그대, 점약 있나요?’를 주제로 런치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햄버거(고려대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다운타우너’ 수제버거)로 식사하면서 채용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이색 채용설명회’였다. 나주현 GS샵 인사팀 매니저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창의성과 자유로움을 중시하는 회사 문화를 보여주고자 런치 채용설명회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1부에선 이 회사 인사담당자가 회사와 채용절차 등을 간략하게 설명했고, 2부에선 입사한 지 3~5년 된 재직자 5명이 분야별로 구직자들의 궁금증에 답해주는 시간을 보냈다. 채용설명회에 참가한 김모씨(고려대 미디어학부 4년)는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를 채용설명회로 느낄 수 있었다”며 “특히 햄버거를 먹으면서 현직자에게 궁금한 점을 물을 수 있어 편했다”고 말했다. GS샵은 2016년엔 구직자를 회사로 초청해 채용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기업들의 채용설명회가 변하고 있다. 모바일에 친숙하고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추석 전 도시락으로 런치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한화케미칼도 오는 23일(고려대), 24일(연세대) 런치 채용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김근호 한화케미칼 채용전략팀장은 “수업과 프로젝트 과제로 바쁜 학생들의 시간을 절약해주고자 쉑쉑버거 런치 설명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모바일을 활용한 오픈채팅도 인기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6일과 11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열었다. 카톡 채팅방에는 800여 명의 구직자가 참여했고 현대글로비스 인사담당자 두 명이 실시간으로 답변했다. 송병학 현대글로비스 인재지원팀장은 “수시채용을 하면서 어떻게 구직자와 소통해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며 “가능하면 많은 구직자와 의견을 나누고 싶어 오픈채팅방을 개설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워라밸을 중시하는 이들의 특성에 맞게 카페를 빌려 채용설명회를 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현대제철은 6일 서울 신촌 연세대 인근의 캐치카페에서 구직자 60여 명을 초청해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